과당경쟁 여부 놓고 격론…에어로케이·플라이양양 개별적 판단 지적도

 

지난 27일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에서 신규 업체 LCC 시장 진입을 주제로 비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토교통부가 비공개로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에 대한 항공운송면허발급 승인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지난 27일 국적항공사 8개 업체와 면허를 신규 신청한 저비용항공(LCC) 업체 두 곳, 그리고 항공업계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항공운송면허 발급에 대한 토론 자리를 마련했다. 다만 찬반 격론이 이어지면서 결론을 내는 데는 도달하지 못했다.

 

28일 국토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회의는 서울 소재 국토부 산하기관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토론은 오후 2시 시작해 530분께 끝났다. 이번 모임은 국토부 항공산업과가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이 낸 면허신청서 처리기한을 두 번이나 연장한 후 처음으로 성사됐다. 

 

두 번째 연장부터는 따로 정해진 처리기한이 없기 때문에 면허 승인 여부가 언제 결정될 지는 미지수다. 당초 이날 회의는 결론 도출을 전제로 한 끝장 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업체간 이견 대립으로 마무리 되지 못했다. 다음 토론은 내달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한 항공운송산업 전문가에 따르면 기존 업체와 신규 LCC 시장 진입을 노리는 업체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기존 업체들은 과당경쟁을 이유로 신규 업체에 대한 항공운송면허 승인을 반대했다. 이미 국내 항공 시장은 공급 포화 상태로, 새로운 업체가 LCC에 진입할 시 공멸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신규 신청업체인 플라이양양과 에어로케이는 LCC 시장 진입에 따른 기존 업체와의 간섭효과는 없을 거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양양은 양양국제공항을 거점 삼아 전체 여객의 80% 이상을 외래 관광객으로 채울 계획으로, 기존 국적사들과 시장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에어로케이 역시 충청지역 및 경기남부 지역 항공수요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종사와 정비사, 그리고 승무원 등 인력 부족 문제도 함께 논의됐다. 특히 이 문제를 놓고 아시아나항공의 반대가 거셌다는 후문이다. 에어로케이가 운용할 예정인 항공기 에어버스 A320이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와 겹치는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선 같은 기종에서 근무하는 인력 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 다른 업체들은 비교적 신규 업체 LCC 허가에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국토부가 기존 업체와 신규 업체 간 조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가 대면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번 사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방관자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날 자리한 또 다른 항공업계 전문가는 기존 갈등 부분에서 크게 진전된 부분이 없어 아쉬웠다. 같은 얘기가 되풀이됐다한 번에 두 개 업체가 시장에 들어오는 게 쟁점이다. 두 업체 성격이 다른 만큼, 다른 기준을 갖고 면허발급여부를 심사하면 좀 더 수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아직 성급하게 결정 내릴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항공운송면허심사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만 토론회 안에서 오간 얘기는 참석자 전원 비공개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에 두 개 업체가 항공운송면허를 신청한 상태라 고도의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두 업체가 동시에 시장 진입했을 때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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