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 달러 투자…완성차 부품수주 이어 VC사업 육성 눈길

미시간 주정부 청사에서 LG전자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을 협의하고 있는 LG전자 VC북미사업센터장 장원욱 전무와 미시간주의 릭 스나이더(Rick Snyder) 주지사. / 사진=LG전자

 

자동차 부품(Vehicle Components, VC)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LG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다. 투자금액은 2500만 달러(한화 285억원)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해외공장 설립 소식이라 이목을 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 헤이즐파크(Hazel Park)에 약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부품 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국 미시건주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LG전자 입장에서도 미시건주는 중요한 공략지다. 우선 미시간주 트로이(Troy)에 VC북미사업센터가 위치해있다. LG전자는 주(州)정부 자금 및 채용 지원과 같은 각종 인센티브를 감안해 이 지역 공장부지와 건물 임차 후 생산설비를 구축키로 했다.

미시간주 전기차 부품 공장은 연면적 21만 5000㎡ 규모로 구축된다. 2018년 1분기 내에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전기차용 배터리팩(Battery Pack)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 후 모터 등 주요 전기차 부품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이라는 점도 공장 설립을 자극한 대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25만7929대), 유럽(10만8639대)과 함께 지난해 10만4178대의 순수 전기차가 팔린 세계 3대 시장이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65.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릭 스나이더(Rick Snyder) 미시간 주지사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 부품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LG전자가 미시간주와 함께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전자와 미시간주는 이번 공장 설립으로 약 3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공장 설립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에게 LG전자가 최고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공장 설립계획까지 발표하면서 VC사업본부는 명실상부하게 LG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로 공인받게 됐다. VC사업본부는 지난해에 직전해보다 51.3% 증가한 2조 7730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2016년 상반기보다 42.7% 늘어난 1조 7590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다만 지난 2분기에 영업손실을 내는 등 아직 수익성은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지 않다. 초기 투자비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전자업계서는 점차 투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개발인력 상당수도 VC사업본부로 재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체의 부품부문 수주가 늘고 있는 점도 호재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과 올해 국내서 출시된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에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했다.

전장관련 사업에서 내는 성과도 관심거리다. LG전자는 스웨덴 볼보와 인도 타타자동차, 중국 지리자동차,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등에도 부품과 전장관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6월에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 모노 카메라’ 공급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모터, 컨버터, 배터리팩 중심에서 첨단부품으로 공급을 확대해 앞으로 수주 분야가 다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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