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기준 최대 실적 달성…화학적 통합은 과제

지난 2015년 9월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출범식에서 함영주 초대 KEB 하나은행장이 행기를 흔들고 있다. / 사진=뉴스1
통합 2주년을 맞은 KEB하나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전산통합에 이어 지난해 말 노조통합을 통해 물리적 결합을 이룬바 있다. 이후 시너지 효과가 가속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2015년 은행 통합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인사·급여체계 일원화 등 화학적 융합은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KEB하나은행은 99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수치로, 2015년 은행 통합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478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52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데 따른 결과다.

하나은행은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은 상반기 2조703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2조5147억원)와 비교해 7.5% 증가했다.

판매관리비 역시 절감됐다.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1조3404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관리비 1조4574억원과 비교해 1100억원 이상 줄었다. 판매관리비율(C/I Ratio)도 지난해 6월 52.4%에서 올해 6월 45.8%까지 떨어졌다.

해외부문에 있어서도 통합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2113억원의 해외부문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23.4% 증가한 수치다.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외환은행과의 합병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특히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이 각각 운영하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합병해 탄생한 ‘PT뱅크KEB인도네시아’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전산통합에 이어 지난해 말 노조통합을 통해 물리적 결합을 이룬바 있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완벽한 통합을 이뤄내기 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KEB하나은행이 여전히 다른 임금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성과주의에 대한 노조원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또 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지점이 같은 지역 내에 복수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KEB하나은행은 오는 9월 1일 서울 을지로 신사옥에서 통합 2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위한 대규모 비전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부서별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하나금융 주요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한다. 외부 인사도 초청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옛 외환은행과의 인사·보수·복리후생 제도를 하나로 통일하겠단 방침이다. 전산통합에 이어 노조통합을 통해 물리적 결합을 이룬 하나은행이 연내 화학적 결합을 완성시켜 실질적인 ‘원 뱅크’ 구축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특히 격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타 은행과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겠다는 절박함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의 경우, 통합이후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통합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다만 인사·보수·복리후생 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향후 미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