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회계감사 투입시간 48% 늘어

표= 조현경 디자이너
올해 안진회계법인과 계약이 종료된 건설사인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을 중심으로 상반기 회계감사 투입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임 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의 주범인 안진회계법인의 과거전력을 의식해 해당 건설사의 회계감사를 더 꼼꼼히 진행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의 외부감사인(각각 삼일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 한영회계법인)이 해당 업체에 투입한 회계감사 시간은 총 1만3254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9113시간) 대비 48.17% 증가한 수치다. 3개 건설사는 올 5월 안진과 계약관계를 마치고 타 회계법인과 감사용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대형 건설사 대상 회계감사 투입시간이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3개 업체를 제외한 상위 10대 건설사의 올 상반기 회계감사 투입시간은 1만7959시간으로 1년 새 0.9% 감소했다. 

현대건설을 제외한 2개 업체에서 감사투입시간이 늘었다. 포스코건설을 대상으로 한 감사용역 투입시간 증가율은 1년 새 108.8% 늘었다. 아울러 대우건설의 피(被)감사용역 투입시간은 같은 기간 94.26%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올 초 금융감독원이 회계감리를 미리 진행한 만큼, 회계법인의 감사용역 투입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외부감사인이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을 대상으로 회계감사 투입시간을 늘린 데는 회계법인 교체에 따른 ‘재무 적정성’ 검증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 외부감사인에 임명된 회계법인은 전임 감사인이 적정하게 회계감사를 진행했는지 ‘교차검증’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회계감사 투입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외부감사인이 변경될 경우 전임 회계법인의 회계감사 결과를 새로이 검증한다. 아울러 새로운 기업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만큼 회계감사 투입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회계감사기준 강화, 내년 초 도입될 기업수익인식 기준서(IFRS 15) 등이 회계감사 투입시간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진회계법인의 과거 전례를 의식한 점도 이들 업체의 회계감사 투입시간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안진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후임 외부감사인이 안진이 거쳐간 기업을 대상으로 더 꼼꼼히 회계감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안진 측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회계업계를 향한 세간의 인식이 악화됐다. 금감원 등 정부를 의식해 안진이 거쳐간 업체를 대상으로 더 꼼꼼하게 회계감사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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