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11월 24일 [Fri]

KOSPI

2,537.55

0.12% ↓

KOSDAQ

795.83

1.91% ↑

KOSPI200

334.53

0.29% ↓

SEARCH

시사저널

기업

[쓰다, 창업기]㉔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 “IT 통해 정직한 부동산 정보 제공”

사용자 중심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서비스 제공…“개발자간 시너지로 업계 선도할 것”

심상민 대표의 첫 사무실은 ‘집’이었다. 유지비는 10만원 남짓이었다.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홍보비도 딱히 쓰지 않았다. 신비주의 전략이라기보단 돈이 없었다. 뼛속까지 IT개발자였던 호갱노노 멤버들은 홍보가 아닌, ‘제품’에 집중했다. 그렇게 ‘호갱노노’가 탄생했다. 2016년 프라이머 시드투자(초기 스타트업에게 하는 투자)도 받았다. 사무실도 이전하게 됐다.


호갱노노는 아파트 실거래가를 제시하고 주변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치열한 부동산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앱 시장에서 ‘사용자 중심’ 부동산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학군, 대중교통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호가와 실거래를 비교해주기 때문에 집 없는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월 이용자는 20만 명이 훌쩍 넘었다.

심상민 대표를 비롯해 호갱노노 창업 멤버들은 모두 직장인 출신이다. 소위 IT 대기업인 카카오, 네이버에서 일했다. 회사 이름 ‘호갱노노’는 ‘호구 고객이 되지 말자’는 뜻에서 만들었다. 사용자 편에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고 싶다는 심상민 대표를 17일 판교 호갱노노 사무실에서 만났다.

창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카카오 재직 중일 때 재미삼아 스웨덴 가구 회사 이케아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어봤다. 당시 이케아가 한국에서만 제품을 비싸게 판매한다는 말이 있었다. 3일을 투자해 전세계 이케아 상품 가격을 비교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완성된 가격비교사이트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디어도 탔다. 그때 ‘손쉽게 가격을 비교하는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실거래가와 호가가 다른 부동산에 초점을 맞췄다. 직장생활 10년 동안 사용자 중심 개발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도움이 됐다.

몇 명이서 회사를 이끌고 있나. 개발과 경영을 동시에 하느라 힘들 수도 있겠다.

현재 팀원은 5명이다. 조목련 COO등 호갱노노를 만들었던 멤버들은 모두 전 직장에서부터 함께 일했다. 한명 빼곤 초기 창업 멤버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팀워크를 따로 맞출 필요가 없다. 대부분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었다. 호갱노노 팀원들은 개별 역량이 뛰어나다. 투자를 유치하는 시기엔 개발에 집중할 수 없다. 각 멤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영 부분에서도 하나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창업을 시작했다. 후회는 없었나.

없었다. 잘 생각해보면 페이스북, 네이버 등 지금 IT업계에서 잘 나가는 회사들도 성공하기까지 3~4년 이상 걸렸다. 호갱노노도 회사 설립은 2015년 8월이었지만 2016년 1월에 서비스가 출시됐다. IT는 ‘반짝 성공’을 꿈꾸는 분야가 아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바랄 수 없다. 우리도 창업 후 ‘어느정도는 (성과가 안나오더라도) 버텨보자’라는 생각이었다.

창업 당시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모두 개발자 출신이다 보니 처음엔 비즈니스 조언에 많이 의지했다. 당시 오프라인을 온라인과 연결하는 O2O서비스가 유행했다. 하지만 ‘O2O서비스’ 자체는 우리가 잘 맞지 않았다. 우리는 서비스나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개발하며 경영적인 부분에서 힘들었다. 우리는 O2O 개념이 아닌, IT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동산 시장은 어떤 분위기였나.

국내 대형 포털이 부동산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다. 다수 부동산 매물은 광고였다. 허위 매물도 많았다.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았다. 우리는 주로 해외 플랫폼 사이트를 참고하며 시장 조사를 했다. 사용자에게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배우고, 호갱노노에 적용하기 위해 애썼다.

 

17일 분당구 판교 호갱노노 사무실에서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를 만나고 있다. / 사진=노성윤

초기 서비스와 지금 서비스가 많이 달라졌나.

피벗(Pivot, 사전운영 후 제품 변경)하기 전 서비스는 사용자 요청을 받으면 (호갱노노 팀원들이) 부동산에 직접 전화해 매물 정보를 물어보는 방식이었다. 부동산 측에서도 싫어했다. 원하지 않는 전화를 매번 하려니 우리도 힘들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우리는 단순히 허위매물만 줄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허위매물 외에도 신경쓰는 요소가 많았다. 매물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격 등 다른 요소들을 더 높게 취급하는 사용자들도 있었다. 호갱노노가 실제 3억짜리 매물을 가져다주면, 사용자는 더 싼 매물을 찾곤 했다. ‘네이버엔 똑같은 집이 더 싸게 나왔는데요?’라는 불만도 받았다. 시행착오를 겪고 서비스를 많이 개선했다. 이제는 실거래가, 매물정보 등을 더 자세히 제공한다.

호갱노노를 주로 사용하는 연령층은.

30대 중반에서 50~60대들이 많이 쓴다. 호갱노노가 다루는 매물들이 주로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매매나 전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호갱노노의 타겟층이다. 20대들은 애초에 아파트 매물에 관심조차 없다. 매물이 비싸고 주 거주층도 아니다. 20대는 원룸을 보통 찾지 않나. 다른 부동산 앱을 쓰지 않을까.

 

부동산 중개 플랫폼으로서 데이터 구축을 어떻게 하나. 호갱노노는 공공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공공데이터는 오픈돼 있는 정보다. 그러나 (서비스 만들 때는)공공데이터를 많이 모아 서비스하는 곳이 많이 없었다. 공공데이터 활용성이 많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호갱노노는 공공데이터를 가공해 사용자들이 쓰기 쉬운 데이터로 만들었다.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네이버, 직방 등 기존 부동산 플랫폼들이 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했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매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선 이런 데이터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었다. 개발자 입장에선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호갱노노는 딱히 부동산이나 공인중개사에게 돈을 받고 매물정보를 제공하진 않는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요청이 몇 번 오긴 했지만 거절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 인터넷 부동산을 보면 하나 건너 하나가 광고다. 조사결과 80%가 허위 매물인 부동산도있었다. 광고는 한 달 결제다. 이미 지불한 부동산 광고 매물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것이다. 우리는 부동산 플랫폼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자는 본래 취지를 안고 갈 것이다.

그렇다면 호갱노노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서비스를 잘 만드는 조직’이다. 초기엔 이걸 많이 어필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요즘엔 많이 설득력을 얻은 듯 하다. 호갱노노 멤버들은 예전 카카오, 네이버에 있을 때부터 국내 1, 2위를 차지하는  사용자 중심 프론트엔드(Front end) 서비스를 만들었다. 어떻게 만들어야 사용자들이 편하게 사용하고 쓰는지 잘 아는 셈이다. 따라서 개발 속도도 빠르다. 대형조직들은 한 서비스를 개발할 때 한 달 이상 걸린다. 우리는 3~4일만에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와 협업해 3D 실내공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무작정 어반베이스에 먼저 찾아갔다. 당시 매물 평면도를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평면도를 가져오는데 많은 돈이 드는데, 그걸 모두 지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어반베이스는 건축물 평면도를 3D모델링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다. 그만큼 평면도를 많이 확보한 업체다. 직접 찾아가 제휴 협업을 맺자고 요청했다. 어반베이스의 3D 실내공간정보를 호갱노노에 전달하면, 호갱노노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직접 집 꾸미기 등을 할 수 있다.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서 느끼는 규제가 있나.

조심스럽지만, 부동산은 여러 가지 법에 묶여있는 시장이다. 공인중개사법, 대부중개법등 국내에서 규제하는 법이 굉장히 많다. 이 상황에서는 부동산 플랫폼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긴 어렵다. 규제 탓에 협업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금융권 제휴를 위해 대화를 나눠보면, 은행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정부 공식 코멘트를 요청한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있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규제 문제를 넘긴 어렵다. 우리는 안되는 것을 붙잡고 있기보단 빠르게 우회하는 길을 찾는 스타일이다. 정부나 시장이 바뀔 필요는 없다. 스타트업 현업 목소리를 잘 들어주고, 소통하는 길만 열려 있어도 충분하다.

부동산 앱뿐만 아니라 O2O스타트업 자체가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레드오션이라기 보다는 국내 실정 상 대기업이 강할 수밖에 없다. O2O스타트업이 기를 펴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타트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심역량을 키워야 한다. 호갱노노도 더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 개발자들의 시너지를 발휘해 IT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호갱노노는 O2O성격보다는 IT서비스 플랫폼 성향이 더 강하다.

앞으로의 목표는.

올해 목표는 당연히 더 많은 사용자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호갱노노는 오랜 역사를 가진 서비스가 아니다. 원활하게 많은 거래가 일어나는 플랫폼의 모습을 빨리 갖추는 게 목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