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대책이후에도 주담대 늘어난 탓…금융당국 “금융사 관리계획 이행 집중점검”

서울의 한 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 사진=뉴스1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도 지난달 가계가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9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만 6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늘어난 주택거래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세가 더 커진 영향이다.

1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상호금융·보험·저축은행·카드사 등 전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9조9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전달인 올해 6월(7조6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더 커졌다.

가계대출은 은행권에서 6조7000억원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4조8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과 대비해서는 주담대가 5000억원, 기타대출이 1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주담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월 1만호였던 서울의 아파트매매거래량은 6월 1만4000호, 7월 1만5000호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기타대출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신규영업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후 3영업일 동안 기타대출이 4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7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6월(1조5000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상호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8000억원)을 중심으로 1조3000억원, 보험사 가계대출은 6000억원, 저축은행은 4000억원, 카드사는 카드대출(3000억원) 증가로 5000억원이 각각 늘었다.

올해 7월까지 전 금융권의 누적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4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0조4000억원)보다 10조7000억원 줄었다.

금융위는 “주택시장 규제 강화 우려에 따른 자금 확보 수요, 주택시장 활성화 등으로 인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인한 제2금융권 기타대출 증가 등으로 전월 대비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위·금감원 합동으로금융회사의 자체적인 관리계획 이행여부 등을 집중점검 하고 필요시 추가 현장점검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8·2부동산대책 시행에 따라 주택시장이 안정화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계부채 관리에 따라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는 서민·실수요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자영업자·취약차주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된 ‘가계부채 종합대책’등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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