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이후 주가 6만원→3만원대로 하락…KAI 비리 해결에 인수비용 부담도 줄일듯

지난달 14일 오후 검찰 수사관들이 경남 사천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해 압수수색을 일부 종료 후 자료를 옮기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계속되면서 지분을 보유한 한화로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방산업계에선 정반대의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카이 인수에 눈독을 들였던 있는 한화에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지난달 14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카이 본사 및 서울 사무소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어 하성용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아무개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사용처를 밝혀내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이 카이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을 당시 한화테크윈의 주가도 하락했다. 한화테크윈은 카이 지분 6%를 보유하고 있다. 또 개발비 과대 책정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수리온에 엔진을 납품하고 있어, 카이 수사 파장으로 한화가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불거지기도 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는 카이 지분 6%까지 정리할 수도 있단 관측까지 나왔다. 

 

다만 정작 업계에선 이와 정반대되는 판단을 하고 있다. 카이 수사는 오히려 한화에게 기회란 분석이다. 한화테크윈이 카이를 인수하기에 오히려 좋은 조건이 됐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검찰수사로 카이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카이 인수를 꿈꿨던 한화한텐 나쁘지 않은 소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테크윈은 과거 카이 인수에 눈독을 들여왔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카이 인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테크윈이 카이를 인수하게 되면 전투기 엔진 등을 직접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방산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다만 카이 인수에는 부족한 자금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방위사업 사정에 밝은 한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한화가 카이 인수에 관심이 있고, 인수하면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건 분명하지만 막대한 소요 자금이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검찰이 전격 수사에 나선 이후 카이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압수수색 전날까지 만해도 6만원대였던 주가는 8일 현재 3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투자자들에겐 악재지만 이를 인수하려는 회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수사로 카이의 비리 문제가 깨끗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한화테크윈의 인수 행보에 파란불을 켜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카이의 지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번 방산비리 수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사정에 정통한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카이 수사의 최종 목표는 하성용 사장과 감사원 고위 간부, 박근혜 정권 문고리 3인방으로 이어지는 커넥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사가 끝난 후 만약 한화테크윈이 카이를 인수하게 된다면 내부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회사를 오히려 기존보다 비용을 덜 들이고 품게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편 파죽지세로 진행되는듯하던 카이 수사는 최근 들어 주춤하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카이 전직 임원에게 신청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해당 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한 여당 관계자는 “카이 수사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지 끝까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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