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주최 CEO간담회 참석, 재벌 개혁정책 방향 등 설명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그동안 대기업 낙수효과만을 기대하던 한국경제 성장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조찬간담회에서 “과거 30년 동안의 낙수효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 질서를 개선하면서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투 트랙을 가져갈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수효과는 국민들의 소비력을 끌어올려 성장을 이끈다는 것으로 낙수효과의 반대 개념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정부가 경제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정부 역할은 민주주의 틀 내에서 할 것”이라고 시장에 깊게 개입하는 것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점진적으로 변화를 추진할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전속고발권이 언젠가는 전면 폐지될 것이고 이번 정부에서 이뤄질 수도 있지만 한꺼번에 폐지하는 방식은 어렵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속 고발권 적용 법률이 6개인데 하나의 이슈로 접근해서는 합리적인 결론이 나올 수 없다”며 “점진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가며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속고발권은 단계적 과정을 거치겠지만 결국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찰은 공정위 고발 없이도 공정거래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재판까지 넘길 수 있다. 최근 검찰은 미스터피자를 수사하며 사실상 자체적으로 공정거래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또 그간 강조했던 기업 스스로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사업자단체는 이익단체의 기능과 자율규제의 기능을 모두 할 수 있어야 자격이 있다”며 “최대한 기다리겠지만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서둘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지금 전국경제인연합회일 겪는 불행한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며 자율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고성 발언도 내놓았다.
한편 이날 행사는 대한상의 주최로 열렸으며 박용만 회장 등 최고경영자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