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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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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말하다] 온라인게임의 시작 ‘바람의나라’

국내 최초 그래픽 온라인게임…2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아

바람의나라 이미지. / 사진=넥슨

국내 게임 유저 가운데 ‘바람의나라’라는 이름을 모르는 유저는 없을 것이다. 바람의나라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1996년 12월 넥슨은 국내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당시에는 온라인게임이라는 용어도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일명 CD게임이라 불리는 패키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인터넷 환경이 지금과 같지 않은 환경에서의 온라인게임 출시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다행히 바람의나라는 스타크래프트로 인한 PC방 열풍과 함께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갔다.

기자 역시 초등학교 시절 바람의나라를 처음 접했다. 바람의나라는 만화풍의 귀여운 캐릭터로 특히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인터넷 전용선이 없었던 기자는 모뎀을 이용해 바람의나라를 집에서 접속하곤 했다. 덕분에 한달에 전화요금이 당시 금액으로 10만원이 넘게 나오면서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

기자는 바람의나라를 처음 접하던 당시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게임에 접속해 다른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한다는 것이 당시에는 너무나도 신기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다른 유저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패키지 게임의 싱글 플레이를 주로 했던 당시로서는 온라인게임이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생소했다.

바람의나라 성공 이후 한국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 위주로 재편되기 시작한다. 이후 ‘리니지’, ‘미르의전설’, ‘영웅문’ 등 다양한 온라인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온라인게임 전성기를 열게 된다.

바람의나라는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고구려와 부여의 대립 시기를 다루고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가운데 한국 역사를 소재로 한 경우는 사실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바람의나라는 온라인게임의 시초이자, 한국 역사를 소재로 다루는 굉장히 특별한 게임이다.

지난해 기준 누적 가입자수 2300만명을 기록한 바람의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된 온라인게임이다. 2005년 서비스 9년차에 전면 무료화 전환되면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서비스 15주년을 맞이해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20년의 서비스 기간 동안 선보인 콘텐츠 수도 방대하다. 캐릭터 스킬 수는 1만3487개, 아이템 수는 3만560개, 맵 수는 2만9804개다. 서비스 기간 동안 생성된 문파(길드) 수도 1만719개나 된다.

지금은 다른 화려한 온라인게임들에 가려 큰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바람의나라를 플레이하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과거 유료게임 시절 바람의나라에는 캐쉬아이템이 존재하지 않았다. 한달 정액료만 지불하면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사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료화 이후 캐쉬 아이템 없이는 사냥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아이템 영향을 많이 받는 특정 직업의 경우, 캐쉬 아이템 구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아울러 국내 게임시장이 모바일위주로 재편되면서 바람의나라를 찾는 유저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른 유저와의 실시간 소통이 중요한 온라인게임에서 신규 유저의 유입이 없다는 점은 큰 문제다. 

 

물론 출시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지속적인 대규모 패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넥슨이 바람의나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넥슨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바람의나라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해준 게임에 대한 예우인 셈이다.

바람의나라는 기자에게 있어,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일종의 매개체다. 기자는 주말마다 바람의나라를 접속해 모험을 떠나곤 했다. 다른 유저들이 잘 찾지 않는 한두고개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가보기도 하고 일부러 미궁으로 들어가 미로속을 탐험해 보기도 했다. 특히 보스 몬스터를 잡아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의 그 짜릿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화려한 그래픽에 눈이 지쳤다면,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바람의나라 접속을 추천한다. 지난해 20주년을 맞이한 바람의나라가 30주년, 40주년을 맞이하는 장수 게임으로 오래오래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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