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1만 5000톤 규모 상업 생산 개시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사진=뉴스1
한화케미칼이 인체에 무해한 차세대 친환경 가소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3공장에서 프탈레이트 성분이 없는 프리미엄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 데치(ECO-DEHCH/디에틸헥실사이클로헥산)’ 생산을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연간 생산능력은 1만 5000톤 규모다.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하지만 프탈레이트 성분의 유해성 논란으로 벽지, 바닥재, 완구류 등 일부 제품에는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첨가물이다. 플라스틱 가소성에 기여하는 연화제로 필수 물질이었지만, 프탈레이트의 대사물질들이 몸속에서 호르몬인 양 기능해 내분비계를 크게 교란시킨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용이 제한되기 시작했다.

성장기 아이들이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호르몬 교란, 뇌 발달 저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악화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5년부터 식품 용기에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했으며, 2007년부터는 플라스틱 완구나 어린이용 제품에도 사용을 제한했다. 이에 대안으로 DOTP(디옥틸테레프탈레이트) 제품이 사용되고 있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한화케미칼이 8년 간의 연구 끝에 독자 개발한 차세대 친환경 가소제는 수소첨가 기술을 적용해 프탈레이트 성분 없이도 약점이던 품질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DOTP대비 적은 량으로도 가공이 가능하며, 흡수가 빨라 가공이 쉽다. 자외선 안정성이 우수해 외부에 설치되는 제품에도 사용이 적합하며, 내한성을 개선해 낮은 온도에서 얼지 않는다.

이 기술은 2014년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포장용 랩, 병뚜껑 등의 식품 용도에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으며, 국제공인분석기관인 SGS에서 의료기기, 어린이 완구 등의 용도로 독성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전세계 가소제 시장은 약 8조원 규모다. 하지만 프탈레이트 성분이 국제적으로 유해물질로 지정되며 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친환경 가소제가 시장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으로 매년 6%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고 공급과잉의 우려가 없다”며 “특히 수소첨가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바스프(BASF)와 에보닉(EVONIK) 두 개 기업만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최근 고부가 특화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염소화PVC, 수소첨가 석유 수지 등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지속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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