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장안점 등 10여곳 구조개선 나서…홀플러스·롯데마트도 특화전략 추진

대형마트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마트가 먼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점포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기존 점포 특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장안점을 포함해 적자 점포 10여 곳에 대한 구조개선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존 점포의 업태를 전환하거나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첫 걸음으로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점의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개장 후 5년 만이다. 이마트 왕십리점 등 주변의 더 큰 대형 점포에 밀려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 자리에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의 전용 매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울산 학성점은 아예 유통업을 접고 신세계건설에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정했다. 신세계건설은 해당 부지에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또 최근 경영 이사회에서 경기 하남과 평택의 미개발 부지 2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남 부지는 신세계건설이 560억 원에 매입해 주거용 건물을 포함한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매각 대금은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e커머스에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 국내 주요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 없이 점포개선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이마트를 포함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사는 부지를 선점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경쟁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이마트가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꿈에 따라 대형마트의 경쟁 국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최근 저성장, 온라인 유통의 부상, 정부 규제 강화, 1인 가구 증가 등 쇼핑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 2인 가구가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8.1% 늘었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1.4% 감소했다.

상생 문제로 출점 자체도 쉽지 않아졌다. 이마트가 매각 계획을 밝힌 경기 평택 소사벌 부지는 지역 소상공인 등의 반대에 부딪혀 설립이 지연돼 왔다. 경북 포항 롯데마트 두호점은 2013년 완공됐지만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는 롯데마트의 7번째 대형마트 개설 등록을 불허했다.

대형마트 3사는 차별화로 저성장의 벽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PB 개발에 집중하며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률이 높은 트레이더스와 온라인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마트의 대형마트 1분기(1∼3월) 매출은 1.8% 성장한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27.3%, 온라인 이마트몰은 30.6% 매출이 올랐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점포 차별화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개장한 경기 파주운정점에 키즈카페와 체험학습관, 키덜트 쇼룸 등을 배치하며 남성 및 유아동 특화 공간을 구성했다. 지점에 따라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확대하거나 전진 배치하는 등 매대 구성도 다변화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27일 문을 여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점을 자체 특화매장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 은평점은 총 9개의 특화매장이 들어섰다. 친환경 전문매장인 해빗(Hav’eat)을 비롯한 신선, 가공식품 매장, 전문가적 조리도구를 모아 놓은 ‘Room x Home Kitchen’ 을 포함한 일상용품 매장 등이 구성돼 있다. 또 세계최대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TRU)와 유아동 전문매장인 로로떼떼(LOLOTETE) 등도 특화 매장으로 입점해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특화매장으로 고객의 생활을 설계하는 대형마트로 기존 점포를 차별화 할 것”이라며 “얼마나 다른 상품을 파느냐가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 은평점 전경 / 사진=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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