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실적개선에 사장·그룹회장 총력전

그래픽= 조현경 디자이너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올해 1분기는 유난히 뜨겁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메꾸기 위한 두 CEO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한 사장은 실적개선을 위한 분위기 단속에, 권 회장은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을 방문하며 ‘현장지휘’에 몰두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사장은 연초 임직원들에게 ‘턴 어라운드 100일’이란 구호를 제시했다. 올해 실적개선을 이끌겠다는 한 사장의 의지가 함축된 문구다.

한 사장은 올해 포스코건설 실적개선에 몰두할 수 밖에 없다. 연임이란 뜻밖의 ‘포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의 실적부진으로 업계에선 한 사장의 임기연장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다수 나왔다. 다만 모그룹 CEO인 권 회장이 그의 연임을 결정했다. 계열사 경영의 안정성 유지를 권 회장은 한 사장의 연임이유로 내세웠다. 포스코건설 측도 “권 회장의 한 사장에 대한 믿음이 작용했다”는 평을 내렸다. 한 사장은 권 회장의 믿음에 보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사장이 직면한 포스코건설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50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389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수치다. 아울러 포스코건설은 매출이 2년새 24.46% 감소했다. 포스코건설 창사 이래 최악의 부진이다. 합병된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적자, 브라질 CSP 제철소 준공지연 및 원가상승이 주된 이유다.

한 사장은 직원 사기진작에도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인원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회사 차원의 직원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모그룹의 권 회장도 포스코건설 실적개선에 신경쓰고 있다. 올해 연임이 결정된 직후 권 회장은 ‘비철강 사업 경쟁력 강화’란 구호를 내세웠다. 포스코건설 등 실적이 부지한 계열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권 회장의 선언이다. 특히 권 회장은 '스마트시티 역량강화'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 수주 노력'을 언급하는 등 포스코건설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공공히 내비쳤다.

실제 권 회장은 포스코건설 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연임과 동시에 모그룹 소속 임원들을 포스코건설 측에 새로이 임명하고 있다. 아울러 권 회장은 포스코건설이 있는 송도에 매주 1~2회 방문하며 현장지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의 행보는 건설 부문 확장,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스코건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권 회장이 철강 부문을 안정화 킨 뒤 건설쪽을 본인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한 사장은 올해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권 회장의 집중관리와 더불어 두 CEO의 역량이 긍정적 시너지를 포스코건설의 올 1분기 실적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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