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 반등·수출 4개월 연속 증가…미·중 무역보복 등 불확실성 여전

내리막을 걷던 소비가 반등하고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비가 줄곧 뒷걸음질 치면서 ‘경기 절벽’이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셈이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역보복과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 등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통계청 등에서 최근까지 집계된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개선 흐름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11월 -0.3% ▲12월 -0.4% ▲2017년 1월 -2.0% 등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2월 3.2%로 반등에 성공했다. 수출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수출은 48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늘었다. 수출은 2014년 11월 이후 28개월 만에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약 6개월 뒤의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100 이상일 경우 경제의 성장속도가 평균 이상임을 가리키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 2월 100.8 기록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임으로써 국내 경제가 경기확장국면에 접어들고 있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경기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0월(102)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96.7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3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각각 3개월,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내경제의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가 반등하긴 했지만 경기회복 분야가 수출분야 외엔 딱히 보이지 않고 일부 수출 대기업에 한정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출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면 국내경기가 언제든지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인데,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보복과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벽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이 지속되면 국내 유통‧서비스 분야까지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안으로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문제 대외적으로는 중국사드보복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경기회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미국이 올해 2~3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부분은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빠른 경기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예고한 대로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는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뿐만 아니라 가계부채의 부실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인 것이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국내 기준금리 방향성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억제하기 위한 인상과 국내 저성장 및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을 타개하기 위한 인하 사이에서 당분간 딜레마에 봉착해 있을 것”이라며 “정책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재정 및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유지하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