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건 발화 사건에도 사업부 전체 흔들릴 수 있어…실생활 환경 적용한 8단계 안전도 검사 도입

현지시간 29일 뉴욕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17' 관란객들이 갤럭시S8, 갤럭시S8플러스를 체험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는 삼성전자가 지금껏 내놓은 스마트폰 중 안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제품이다. 이제 시장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삼성전자는 스스로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갤럭시S8‧갤럭시S8플러스를 공개하며 혁신 못지않게 안전성, 품질, 신뢰를 강조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놀란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단 의지가 돋보였다.

삼성전자에겐 이제 스마트폰 안전과 관련한 어떤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 어느 제조사 스마트폰을 막론하고 발화이슈에서 100% 자유로울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인터넷상에선 삼성, 애플, LG 스마트폰의 발화 관련 제보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중 블랙컨슈머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사용방식의 문제 혹은 극소수 불량 제품에서 생긴 문제들도 뒤섞여 있다. 다만 갤럭시노트7처럼 심각한 수준이 아니어서 이슈화 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는 다른 어떤 스마트폰들보다도 안전에 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 제품들에서 단 1건이라도 발화이슈가 생겨 알려질 경우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떠올리게 되고 갤럭시S8로 향하던 마음을 접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격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다시 한 번 품질 논란을 일으키게 되고 이는 단순 수익문제를 넘어 스마트폰 사업 자체를 계속 유지하기 힘든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인지 갤럭시S8 안전성에 대한 삼성전자의 노력은 집착에 가까웠다. 배터리 안전도 검사 단계를 5단계에서 8단계로 강화했다. 이를 통해 갤럭시S8은 내부 극판 눌림 현상 등 배터리 자체 품질에 대한 검사는 물론, 소비자와 동일한 조건에서 충전 및 방전을 반복적으로 시험하는 실전 적응 훈련까지 마쳤다. 안전문제를 일으키는 그 어떤 외부 변수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 후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까지 영입하며 부품 전문팀을 구성했다.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이들이다. 또 클레어 그레이 캠브리지대학교 클레어 그레이 박사, 거브랜드 시더 버클리대학교 박사 등 리튬 배터리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위촉해 제품 안전성 검증 전문성을 극대화 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갤럭시S8을 탄생시켰다.

이 같은 조치도 모자라 삼성전자는 배터리 용량 자체를 줄이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최근 스마트폰은 대부분 배터리 일체형인데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져 전력소모가 늘게 돼 배터리용량을 늘리는 것이 추세다. 예전의 삼성전자 같았다면 어떻게든 기존보다 늘어난 배터리 용량을 적용하려 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부분을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무리하지 않는 것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얻은 교훈이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 배터리 용량은 각각 3000mAh, 3500mAh이며 갤럭시노트7은 3600mAh였다.

인공지능 빅스비와 대화면을 내세운 갤럭시S8의 첫 인상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지만 제품 안전성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어 아직 삼성전자가 방심하긴 이르다. 이날 발표를 맡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7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 S8은 내달 21일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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