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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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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화 게놈연구소장 "게놈연구 부조리 없애야"

국내 게놈 시장, 가능성·역량 보유… 규제 탓에 성장 못한다

 

24일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울산과학기술원 게놈연구소에 박종화 소장을 만났다. / 사진=차여경 기자

게놈(genome)은 유전체다. 게놈을 분석하면 질병이나 수명 등을 미리 알 수 있다. 과거 게놈을 읽는데 3조원을 썼다. 기술 혁신으로 비용이 크게 줄고 있다. 1000만원에 인간 게놈 전체를 읽는 게놈 자동해독기도 등장했다. 유전자분석업체 미국 일루미나와 중국 BGI는 싸게 개인 유전자를 분석해준다. 구글, 인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게놈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도 게놈을 집중 연구하는 과학자가 있다.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 겸 게놈연구소장이다. 박 소장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교수를 거쳤다. 지난해는 신석기시대 고대인의 게놈을 분석해 한국인의 조상을 밝혀내기도 했다.

박 소장은 기본을 중시하는 헌법 경영을 강조한다. 24일 울산과학기술연구원 게놈연구소에서 박 소장을 만났다.

◇ “국내 규제탓에 게놈 연구 성장 못해”

박종화 소장은 국내 게놈연구 역량은 최고라고 말한다. 울산게놈연구소만 하더라도 뛰어난 연구 실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연구 환경은 열악하다. 연구자도 적고 규제도 강하다. 외국에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게놈 시장을 열어 연구를 지원한다. 규제는 별로 없다.  

“중국에는 게놈 전문가들도 많다. BGI같은 유전자 분석업체 규모도 크다. 일본은 우리처럼 게놈 연구에서 뒤쳐져 있다. 그러나 (일본은) 가지고 있는 게놈 관련 원천기술이 많다. 미국은 게놈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해독기, 시약, 정보분석,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를 산업화했다. 영국은 규모가 작더라도 발달된 게놈 기술을 갖고 있다."

외국에서는 활발한 유전자 분석이 국내에선 불법이다. 국내 의료법 상 전문의를 거치지 않고 유전자를 검사할 수 없다. 2005년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란으로 생명윤리법이 강화된 탓이다. 그러나 박 소장은 4차 산업혁명 중심이 게놈인만큼,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놈은 생물학 정보다. 지금은 의료정보로 취급해 의사가 진단해야 한다. 개인 혈액과 침에서 자기 유전자 정보를 보겠다는데 의사를 거쳐야 하나. 과학자들이 유전자 정보를 보겠다고 하면 불법이다. 미국, 영국, 중국에선 불법이 아니다. 규제를 없애지 않으면 중국에 뒤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유전자 연구하기는 고통스럽고 힘들다. 부조리도 너무 많다. 그러니 다들 외국으로 나가버린다.”

◇ “정부가 투자했다면 게놈 산업이 훨씬 더 발전했다“

박종화 소장은 주로 미국에 나가 첨단게놈기술을 연구한다. 게놈 연구 분야에서는1등 기술이 주목을 받는다. 3등 특허 10개보다 1등 특허가 더 중요하다. 게놈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다. 빅데이터, 원격의료, 인공지능 등과 결합할 수도 있다. 박 소장은 ‘돌파력 있는 연구’를 강조했다. 솜방망이가 아닌, 날카로운 바늘같은 연구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원칙과 정의를 지키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과학연구도 비슷하다. 과학기술 분야가 힘든 이유는 비전문가가 나서거나 정부 투자가 부족해서다. 정부가 과학기술에 더 투자했으면 지금쯤 글로벌 기업들과 나란히 경쟁했을거다."

박 소장은 집단 이기주의가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게놈의 상용화도 의료계와 갈등 탓에 이뤄지지 못했다. 박 소장은 흐지부지된 원격진료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2014년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격렬히 반대해 표류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나 교수에게 10억원만 주면 2~3년 내 왓슨 같은 인공지능 유전자 기술 만들 수 있다. IBM, 구글 별거 아니다. 한국 연구진이 더 뛰어나다. 그러나 규제와 집단 이기주의가 과학 연구자들을 핍박하고 있다.”

박 소장은 울산시와 손잡고 유전자 분석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지원자를 상대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주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2차 모집에 이틀 만에 목표인원 600명 이상이 접수했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울산대병원과 손잡고 기증받은 혈액으로 임상 정보와 결합한 게놈 빅데이터를 생산한다.

“국내에서 울산연구소처럼 크게 (게놈 연구) 하는 곳은 없다. 한국게놈연구원을 만들면 좋겠지만 정부나 다른 큰 대학 연구소들이 반대한다. 역시 이권다툼 탓이다. 미국에선 큰 연구소가 있어 발전속도가 빠르다. 국내에도 그런 인프라가 생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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