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요기요, 대규모 AI투자에 체크카드 제휴도…대기업 카카오 진입은 변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앱이 탈스타트업 조짐을 보이고 있다. AI(인공지능) 투자소식을 밝히는 등 자신감 있는 행보도 보이고 있다. 업계 1·2위 업체가 1주일의 시차를 두고 금융권과 손잡아 제휴 체크카드를 내놓은 점도 흥밋거리다. 부가사업으로의 확장가능성을 주시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IT공룡 카카오가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든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치킨값 인상’ 국면에서 난데없이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등장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15일 오후 제너시스BBQ에 항의공문을 발송해서다. BBQ가 배달 앱 수수료 등 원가상승 탓에 치킨 값을 인상했다고 밝힌 탓이다. 하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내놓은 올해 모토도 ‘치킨을 넘어서(Beyond Chicken)’였다. 배달의민족은 2015년 8월부터 바로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수수료가 사라진 후 배달의민족의 성장세는 더 도드라졌다. 폐지 직전 월 500만건이던 월 주문수는 1년이 지나 830만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월간 주문수가 1000만건을 넘어섰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현재 모바일 앱 누적 다운로드 2700만 건, 전국 등록업소수 18만여개다. 이렇게 해서 앱에서 거래되는 금액이 2조원을 넘는다.

그러다보니 사업의 영역도 넓히려는 심산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6일 AI에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간 쌓아온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하겠다는 복안이다. 1월에는 기업 전략, 신사업 개발, 인수합병(M&A) 분야 전문가인 맥킨지 출신 컨설턴트도 영입했다.

배달의민족을 추격하는 요기요는 최근 G마켓에 공식 입점했다. 요기요를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가 G마켓에 입점된 배달 서비스 업체 ‘앤팟’을 인수한 뒤 본격적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혔다.

박지영 G마켓 로컬사업팀 팀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고, 배달을 통해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G마켓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며 “요기요와 손잡으면서 향상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두 업체가 1주일의 시차를 두고 제휴 체크카드를 내놓은 점도 업계 안팎의 관심거리다.

배달의민족은 2일 우리카드와 제휴를 맺고 ‘배달의민족 우리체크’ 카드를 내놨다. 배달의민족 앱이나 웹에서 결제 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정확히 1주일 후인 9일에는 요기요가 신한카드와 제휴해 체크카드 ‘요기요 신한카드 체크’를 출시했다. 이 카드로 요기요에서 결제하면 금액의 15%, 최대 2000원까지 캐시백 해주는 방식이다.

국내 대기업 계열 식품회사 관계자는 “아직은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자본들이 있고, 무엇보다도 앱 가입자를 플랫폼 안에 잡아두면서 이를 발판 삼아 부가사업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배달의민족의 경우 신선식품 배송서비스인 배민프레시를 지난해 2월 출시해 1년 넘게 순항시키고 있다.

다만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공세가 배달앱 업체들의 행로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IT기업 카카오가 배달 시장에 뛰어들어서다.

카카오는 21일 카카오톡에서 치킨 피자 등 프랜차이즈 음식을 주문·배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내놨다. 배달 예상 시간 확인이나 도착 시간 지정 예약 기능도 지원한다. 매장 접수나 배달 출발 등 진행 과정도 알림톡으로 받을 수 있다. 지인과 메뉴공유도 가능하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카카오가 지난해 7월 지분을 투자한 주문중개 스타트업인 씨엔티테크에서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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