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시 핵심 역할 수행 관측…건설부문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로 호송되고 있다. / 사진= 뉴스1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삼성믈산의 그룹내 위상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 전환과 함께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건설부문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주력 사업인 바이오 로직스 중심 사업구조를 개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부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오는 24일 주주총회(주총)를 연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삼설물산이 갖는 첫 주주총회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그룹은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중단하고 계열사별 사업추진 권한을 일임했다. 삼성이 진행한 그룹 차원 공채가 사라지고 계열사별 채용이 이뤄지게 된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대목은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여부다. 앞서 삼성전자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이상훈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이기에 차질 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삼성전자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구체적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같은 날 열리는 삼성물산 주총에서도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물산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SDS가 핵심 계열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총수 일가가 대주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최대 주주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 및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자율경영 체제 전환과 맞물려 삼성물산의 그룹 내 위상이 더 강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삼성물산은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점쳐지기도 했다. 지난해 흑자전환과 함께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시 첫 번째 단계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이다. 이때 지배그룹 안정화를 위해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 삼성물산이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을 4% 가지고 있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더 가져올 수 있다”며 “또한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 지분을 더 가져오는 방안도 유력하다. 이는 삼성물산의 그룹 내 위상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물산의 그룹 내 위상강화와 별개로 건설부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분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율경영 체제 하에서 그룹물량 감소 및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삼성물산의 주력 사업은 바이오로직스다. 이에 삼성물산은 재건축 사업 수주 등에 있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당장은 건설부문이 높은 수주잔고, 많은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건설부문이 단번에 축소되긴 어렵다. 그렇지만 점진적 사업축소가 유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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