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트렌드 등 관련 시장 쑥쑥…창업시장도 1코노미에 촛점 맞춰

지난 1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1인 가구를 위한 간편 도시락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뉴스1

1인 가구 전성시대다. 어느새 1인가구가 전체가구에서 27.2%나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가 이들을 주시한 건 벌써 오래 전이다. 양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인가구의 소비력이 그만큼 커져서다. 이들이 지갑을 열 때 업계는 이제 1코노미(1conomy)라는 낱말을 갖다 붙인다.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배달앱은 이미 성장세에 함박웃음이다. 뒤늦게 시대흐름에 편승한 카페‧외식업계도 분주하다. 창업시장도 1코노미와 맞물려 흐름이 재편되는 모양새다. 한 대형 편의점 업체는 전국 점주들을 모아 1코노미를 화두삼아 운영방안을 논했다.

24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에 따르면 반찬·집밥 새벽배송 서비스 ‘배민프레시’가 앱 출시 1년 만에 반찬 주문수가 10배 증가했다. 모바일 주문비중은 80%까지 올라왔다. 반찬을 배달해 먹는 소비자가 그만큼 급증했다는 얘기다.

동력은 단연 1인가구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1인가구 보고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1인가구 45.3%는 식사를 직접 요리해서 먹는다고 답했다. ‘학교/직장에서 해결한다’(14.4%)가 뒤를 이었다.

이어 ‘반조리식품을 사서 먹는다’와 ‘음식을 배달해서 먹는다’에 답한 비율이 각각 12.2%와 10.9%로 3~4위를 차지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음식배달 비중이 높아졌다. KB금융지주 측은 2035년 1인가구가 760만가구로 전체의 34.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우아한 형제들이 판단한 성장동력도 라이프스타일 변화다. 우아한 형제들은 관련 사실을 알리며 “수백 종의 반찬과 국, 집밥 세트 등은 건강한 식단에 관심 높은 바쁜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는 물론 ‘혼밥족’으로 일컬어지는 1인 가구 고객들에게도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배민프레시의 회원 수는 24만명이다. 앱 다운로드 수는 35만 건에 달한다.

조성우 배민프레시 대표는 “집밥에 대한 관심과 혼밥 트렌드와 맞물려 올해는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도 좋음 음식을 제공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우아한형제들은 1코노미 시대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배달음식 등을 서비스하는 앱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2월 국내 배달앱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월 주문수 1000만건을 넘어섰다. 2014년 12월 520만건이던 수치가 2년 간 두 배로 뛰어오른 셈이다.

1코노미의 수혜주는 배달 앱에 그치는 게 아니다. 앞서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를 다시 살펴보자.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선호하는 카드 혜택은 쇼핑 할인이 34.9%로 가장 높았다. 그런데 바로 뒤를 외식 할인(15.7%)과 편의점 할인(12.5%)이 차지했다. 문화생활 할인(12.3%)보다도 높게 나타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식창업 흐름도 1코노미 시대와 맞물려 돌아가는 모양새다. 코엑스가 ‘2017 프랜차이즈 서울’ 사전 신청자 4625명을 대상으로 ‘창업에 대한 인식 및 선호도’를 조사해보니 선호하는 창업분야로 카페(65%)와 외식(39%), 패스트푸드(35%), 편의점(14%)이 1~4위를 휩쓸었다. 특히 패스트푸드와 편의점에 응답한 비율은 직전 해보다 5%씩 늘었다.

전시를 주최하는 코엑스 측은 이에 대해 “간편식, 혼밥, 편의점 도시락 등의 식문화 트렌드가 창업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러다보니 편의점 업계도 1코노미 시대 준비로 분주하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18회째를 맞는 ‘봄맞이 한마당’의 화두를 1코노미로 잡았다. 이 행사는 GS리테일이 전국 경영주와 임직원 2만명을 봄마다 모아 올해 점포운영의 방향설정을 논하고 새 상품‧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다.

이현규 GS리테일 봄맞이 한마당 담당자는 “(경제상황이)1코노미로 변화해 가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트렌드를 공유하면서 보다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미리보는 2017 외식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혼자 외식하는 빈도수는 월 6.5회에 달했다. 이들이 선호하는 메뉴가 패스트푸드와 김밥, 분식이다.

버거브랜드 맘스터치 관계자는 “혼밥족들은 가격 부담이 없고 한 끼 식사로도 대체 가능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호한다. (이 같은) 경향이 맘스터치의 (최근)인기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맘스터치는 주로 학원과 대학가 주변에 위치해있어 혼밥족을 유인할 동력이 많다.

혼자 카페를 찾는 인원이 늘면서 관련 움직임도 많아졌다. 커피전문점 드롭탑은 최근 미국, 유럽, 일본에서 인기 있는 맛을 곁들인 샌드위치 4종을 내놨다. 타깃은 혼밥족이다.

드롭탑 관계자는 “부담 없는 혼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든든하면서도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를 출시하게 됐다”며 “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다양한 식사대용 메뉴를 개발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도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려 골몰하고 있다. 농심 켈로그는 1회 제공량 40g으로 개별 포장한 소포장 팩을 최근 내놨다. 오리온도 초코파이와 카스타드 등 인기 파이 4종의 2개들이 소포장 제품을 출시했다. 둘 모두 1인가구 등 혼자서 시리얼을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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