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살며 안정적인 임대수익 확보…세입자도 원룸보다 우수한 주거환경 누려

 

북아현동 e편한세상 세대분리형 평면도. 상단의 빨간색 부분이 임대가능한 원룸 형태로 현관 및 화장실, 싱크대 등이 따로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른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평면으로 두 세대가 한 아파트에 같이 사는 형태다. 즉, 아파트가 원룸을 껴안고 있는 구조다. 같은 101호라고 해도 101-A, 101-B 등으로 현관문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두 세대 모두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 세대분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집주인 입장에선 내 집에 살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우수한 아파트의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북아현동 e편한세상 신촌 아파트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매물은 전용면적 84㎡ 203동 G타입이다. 이곳은 방이 3개로 구성돼있지만 1개의 방은 현관문을 비롯해 욕실과 싱크대가 별도로 있는 원룸형이다. 이 타입은 분양 당시부터 인기가 많았는데 입주시기와 개강 시기가 맞물리면서 최근 이화여대, 연세대 등 대학 개강을 앞두고 월세를 찾는 이들이 늘며 거래도 활발하다.

실평수는 7.5평 가량이며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80만원 수준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매물은 나오는 즉시 곧바로 소진된다. 주차도 한 대 가능하고 커뮤니티 시설도 일반 입주민과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이다 보니 오피스텔보다 관리비가 저렴하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보안을 중시하는 인근 여대생 뿐 아니라 세브란스병원 근무자들, 을지로·충무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세대분리형 평면구성 단지는 특히 대학가 인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경희대 인근 입주3년차를 맞는 용두동 롯데캐슬리치도, 서강대 인근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도 모두 세대분리형 설계평면으로 실거주와 임대수익까지 1석 2조 효과를 누리는 단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입주를 시작한 인천 인하대 옆 SK뷰도 마찬가지다. 학익동 현대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학 내 기숙사가 부족하다보니 아파트 원룸을 찾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대학가여서 안정적 수요를 갖춘만큼 집주인들도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9년 입주 예정인 중앙대 인근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일부세대도 세대분리형으로 지어진다.

이처럼 최근 2~3년 새 세대분리형 단지가 임대수익 창출의 새 모델로 급부상하면서 이같은 평면설계를 도입한 단지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빈 쪽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확인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세대분리형 평면구성은 과거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위주로 많이 적용되는데 재개발 원주민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다보니 수입 확보 차원에서 집주인들은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같은 이유로 매매가에 프리미엄이 더 형성되거나 하는 건 아니니 비싼값을 주고 섣불리 매수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최근 인기를 끌면서 세대분리형 설계를 도입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는데, 공실이 나지 않으려면 배후수요가 튼튼한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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