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유리베트남알파 금융주 비중 높고 구성종목 엇비슷

지난해 베트남 펀드에 자금 유입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표 펀드들의 구성 자산 30% 이상이 금융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베트남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까닭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환율, 경기 변동 등에 따라 투자 위험도 큰데다 펀드별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펀드별 내용을 자세하게 파악한 다음에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베트남이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판매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베트남 펀드가 1678억원으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판매량 수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중국(1634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개별 펀드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A클래스 기준)’가 1386억원으로 총 설정액이 많았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베트남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 등에 주로 투자해 투자 대상 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투자 등급은 2등급(높은 위험)이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크게 환헤지(hedge)와 환노출(unhedge)로 나뉜다. 환노출형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자UH(주식)(A)’ 처럼 뒤에 ‘UH’라는 글자가 더 붙는다. 환헤지형은 해외투자분 순자산가치(NAV)의 70%이상 범위내에서 환율 변동위험을 헤지한다. 다만 목표 헤지비율 범위를 벗어나거나 자산운용사가 적절한 환헤지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환헤지를 실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펀드는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1위이자 유제품 회사인 비나밀크(VIETNAM DAIRY PRODUCTS) 비중이 13.1%로 가장 높다. 뒤이어 금융사인 VINCOM JSC(6.39%), 철강회사 Hoa Phat Group JSC(6.24%),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인 PETROVIETNAM GAS JOINT STOCK(5.80%), 금융사인 JSC BANK FOR FOREIGN TRADE(5.32%) 순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 이를 포함해 총 42개 주식이 담겨 있는데 금융주 비중이 31.39%로 높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 수익률은 ▲3개월 -4.11%, ▲1개월 2.11%, ▲연초 이후 3.23%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UH(주식)(A)’ 수익률은 ▲3개월 0.9%, ▲1개월 4.32%, ▲연초 이후 2.44%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와 함께 유리자산운용의 베트남 펀드 ‘유리베트남알파’ 펀드도 자금 유입액이 많았다. 이 펀드는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약 291억원이 설정 됐다. 이 펀드는 베트남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에 60%이상 투자해 투자대상 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펀드 역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으로 나뉘어 판매된다.

유리베트남알파 펀드는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PETROVIETNAM GAS JOINT STOCK 비중이 8.54%로 가장 많다. 뒤이어 금융사인 BANK FOR FOREIGN TRADE JSC(6.62%), 철강사인 HOA SEN GROUP(6.08%), 철강사인 HOA PHAT GROUP JSC(5.75%), 보험사인 BAO VIET HOLDINGS(5.56%) 순이었다. 이 펀드는 총 32개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_C/A’ 수익률은 ▲3개월 -0.9%, ▲1개월 4.55%, ▲연초 이후 3.53%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UH[주식]_C/A’ 수익률은 ▲3개월 2.23%, ▲1개월 6.23%, ▲연초 이후 2.86%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와 유리베트남알파 펀드는 공통적으로 금융 업종과 철강사 비중이 많았다. 다만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금융업종 비중이 전체의 31%였고 유리베트남알파 펀드는 약 48%였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베트남 시가총액 1위 주인 비나밀크 지분이 많은 반면 유리자산운용 펀드는 이 주식 비중이 적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 펀드 대부분은 금융주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머징 주식 시장이 선진국처럼 성숙돼 있지 않은 까닭이다. 금융주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측면이 있어 다른 업종보다는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지나치게 금융 업종 비중이 많고 포트폴리오가 비슷해 펀드별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