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삼성·LG 등 디스플레이 수출 지원 MOU
보험료율 인하, 보증한도 확대 등 실질 혜택 지원
中 추격, 美 관세 등 지정학정 리스크 최소화

산업통상부가 24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솔루스첨단소재, 선익시스템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수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식을 개최했다. / 사진=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통상부가 24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솔루스첨단소재, 선익시스템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수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식을 개최했다. / 사진=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정부가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수출 확대를 위해 금융 지원책을 마련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와 디스플레이 수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MOU에는 국내 대표 패널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솔루스첨단소재, 선익시스템 등 소재·장비업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산업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KDIA 간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산업 특성에 맞는 우대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보험료율을 기존 1%에서 0.7%로 인하하고 보증한도 또한 150%로 확대한다. 아울러, 해외 신규 바이어 개척 시 신용조사 수수료 50% 할인 혜택도 제공하며, 이외에도 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 등의 실질적 혜택 지원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난해 211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수출을 기록하며, 반도체를 제외한 정보통신산업(ICT) 총수출액의 23%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기준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87억달러(약 13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액정표시장치(LCD) 수출액은 18억 4000만달러(약 2조 7000억원)로 같은 기간 27%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한국이 주도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또한 9.7% 감소한 55억 9000만달러(약 8조 2000억원)에 그쳤다. OLED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휴대폰용 OLED 수요가 쪼그라들었으며, LCD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모니터용 수출이 장기간 부진했단 분석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통상 리스크, 해외 수요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안정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중국은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투자를 바탕으로 LCD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OLED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KDIA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액 기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은 54.7%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30%로 2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지난해 연간 기준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50.8%에서 3.9%p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한국은 33.1%에서 3.1%p 떨어졌다. 작년 1분기엔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이 OLED 시장에서도 49.7%의 점유율로 한국을 넘어섰단 통계자료도 있었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무역 분쟁 확대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도 가중되는 추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정책이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는 제한적이나 중장기에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IT 기기 수요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디스플레이 기업은 미국의 정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원가절감 등에 대한 노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OE 등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와 영업 비밀을 침해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소송 등에 의한 수출 규제 가능성도 전체 디스플레이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벌여온 특허 분쟁도 3년 넘게 이어오다 BOE의 소송 취하로 이달 중순 최종 마무리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의 OLED 특허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고, BOE가 맞소송으로 대응했던 분쟁이었는데, 결국 BOE가 소를 취하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MOU 협약식을 마치고, 디스플레이 기업 간담회도 진행했다. 간담회에선 디스플레이 수출 및 투자 동향에 대해 논의하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무역금융 관련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최우혁 첨단산업정책관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어온 핵심 전략산업”이라며, “기업들이 수출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현장의 어려움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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