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플러그인·내연기관 40종 2027년까지 출시
삼성·LG와 협력 확대···전장·배터리 논의 본격화
내년 서울에 ‘아시아 구매 허브’ 설립해 공급망 강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CEO와 4종의 전동화 모델./사진=벤츠코리아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CEO와 4종의 전동화 모델. / 사진=벤츠코리아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시장을 글로벌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동화 내연기관을 아우르는 신차 40종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삼성·LG 등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내년부터는 ‘아시아 구매 허브’를 서울에 신설, 공급망 협력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전동화 신차·기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디 올-뉴 일렉트릭 GLC ▲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내년 출시 예정인 차량 4종을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가 최초로 적용됐다. 이 차량은 디자인과 가치, 다재다능함, 공간 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형 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 올-뉴 일렉트릭 CLA는 자체 개발 운영체제 ‘MB.OS’를 처음 탑재한 모델로, 생성형 AI 기반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이 모두 준비된다.

고성능 전기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 AMG GT XX는 축방향 자속 모터 3기와 포뮬러1 기반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했다. 지난 8월 24시간 동안 5479km를 달리는 등 25개 퍼포먼스 기록을 세운 모델이다. 비전 V는 ‘개인 라운지’ 개념을 적용한 운전기사 동승형 리무진이다. 전동화 승합 플랫폼을 바탕으로 향후 출시될 최상위급 모델의 공간 배치와 디자인 전략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이사회 회장 겸 CEO와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1시간가량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이사회 회장 겸 CEO와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1시간가량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 내년 서울에 ‘아시아 구매 허브’ 설립···공급망 관리 체제 전환

이날 메르세데스-벤츠는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과의 협력 전략도 공유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앞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방한 기간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그룹 경영진과 만나 전장·배터리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삼성전자와 LG 두 기업은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혁신에 있어서도 깊이 있는 내공을 갖고 있다”며 “이번 회동에서 3~4년 이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 (한국 방문 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을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삼기 위해 자재구매 조직도 신설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독일 구매조직과 완전히 통합된 ‘MP 아시아’ 조직을 내년 1월 서울에 설립해 한국·일본 등 아시아권 공급망을 직접 관리하겠다”며 “아시아와 한국 시장을 위해 독일 구매 부서와 완전히 통합돼 긴밀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매 허브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츠는 한국 내 차량 판매 방식도 크게 바꾼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내년부터 직판제 ‘리테일 오브 더 퓨처’를 도입해 재고 관리를 본사가 직접 수행한다. 딜러사는 판매 상담과 인도 업무에 집중하고, 차량 가격과 재고 관리는 벤츠코리아가 직접 맡아 고객이 어디서 구매하든 같은 조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미 도입된 12개국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인 정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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