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행정수도 교통망 수요 겨냥
생산~활용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 공개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현대로템이 이집트 최대 교통·물류 박람회에 참가해 수소전기트램 기술을 공개하고 현지 수소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 상용화가 확정된 수소전기트램을 앞세워 중동 신흥국의 친환경 교통 인프라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은 9~11일(현지시간)까지 이집트 뉴카이로 국제전시센터(EIEC)에서 열리는 교통·물류 박람회 ‘TransMEA 2025’에 참가해 수소전기트램을 비롯한 수소 밸류체인 전시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의 교통·물류 박람회다.
이집트는 현재 수도 카이로 동쪽에 서울보다 100㎢(약 3만평)가량 넓은 700㎢(약 21만평) 규모의 신행정수도를 건설 중이다. 완공 시 약 600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도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수소전기트램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현지 맞춤형 홍보 활동을 펼쳤다.
현대로템은 관람객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이집트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수소전기트램을 주행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체험 콘텐츠를 마련했다. 또 바이오가스 기반 그린수소 생산, 충전 인프라, 트램 운행까지 연결되는 ‘수소 밸류체인’ 생태계를 3차원 모형으로 구현, 차량 제작을 넘어 수소 인프라까지 포괄하는 통합 솔루션 제공 능력을 강조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이집트 수교 30주년을 맞아 자사의 현지화 성과도 소개했다. 회사는 2012년 카이로 1호선 전동차 180량 공급을 시작으로 2·3호선 전동차 624량, 알렉산드리아 트램 30편성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이집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현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철도차량 생산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지보수까지 직접 수행해 신뢰를 쌓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소트램 상용화 기반을 이미 다졌다. 현대로템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가 R&D 과제를 통해 국내 최초 수소전기트램을 개발하고 울산항선 실증 운행을 통해 안정성과 주행 성능을 입증받았다. 2023년에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2934억원 규모)을 수주해 차량 제작과 신호·검수시설 구축까지 맡았다. 2026년 하반기부터 납품을 시작해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수소 인프라 부문에서도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 현대로템은 하루 640kg 규모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소형 수소추출기를 자체 개발했고 의왕 ‘H2 설비 조립센터’에서 연간 20기 이상 양산 가능한 기반을 갖췄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램과 수소 인프라 등 생산에서 활용까지 아우르는 수소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집트 신행정수도에 최적화된 수소 통합 솔루션을 알릴 것”이라며 “한-이집트 수교 30주년을 맞아 K-철도의 대표주자로서 양국의 철도산업 협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