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896억원···전년 동기 대비 72.5% 증가
해외 매출 비중은 15.8%···50% 넘는 경쟁사와 격차 뚜렷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해외 비중 높아져야 수익성 개선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대표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좀처럼 내수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해외 네트워크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어, 내년에는 해외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잠정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한 1조49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5% 증가한 896억원을 냈다. 방산 업황의 호조를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성장세는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부 실적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해외 부문의 비중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LIG넥스원의 3분기 해외 매출은 1660억 원으로 전체의 15.8%에 그쳤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16.8%에 불과하다. 국내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해외 매출 자체도 증권가 예상치(220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경쟁사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올해 3분기 지상방산 분야의 매출 2조1098억원 중에서 해외 매출은 1조1970억원으로 50%를 넘어섰다. 현대로템은 올해 상반기 매출 2조5937억원의 60% 수준인 1조5730억원이 해외 매출이었다. 상대적으로 LIG넥스원의 해외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옅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방산 기업에 해외 매출이 중요한 이유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방산 매출은 대부분 방위사업청 납품으로, 원가에 한정된 이윤을 더하는 구조여서 이익률이 낮다. 반면 해외 수출은 기업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상업 계약 형태인 데다 기술이전·훈련·유지보수 등 패키지 계약이 포함되면 단가가 높고 부가 수익까지 발생해 수익성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실제 수출 비중이 높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이익률은 2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17.5%에 달한다. 반면 LIG넥스원은 3분기 8.5%, 누적 기준 9.7%로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어 경쟁사와의 격차가 뚜렷하다.

다만 LIG넥스원에 해외 수출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성장 기대는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경쟁사의 설레는 수주 파이프라인과 비교하면 LIG넥스원에 대형 사업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향 천궁 수출이 2분기 730억원, 3분기 830억원으로 늘어 2026~2028년 중동 3개국 천궁이 견인하는 수출과 수익 비중이 증가해 수익성 턴어라운드가 진행되는 중장기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라고 밝혔다.

LIG넥스원 역시 방산 시장 성장세에 맞춰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래·신규 사업 확대 및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이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 사진=LIG넥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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