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계기 MOU 체결···美 조선소 디지털 전환·스마트화 협력
블록 자동화·디지털 설계 고도화 추진···현지 인력 양성에도 나서
MASGA 프로젝트 가속···한·미 조선협력 구체화 단계 진입

HD현대와 지멘스가 ‘APEC 2025’ 행사가 열린 경주에서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사진=HD현대
HD현대와 지멘스가 ‘APEC 2025’ 행사가 열린 경주에서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사진=HD현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HD현대가 독일 지멘스와 손잡고 미국 조선소의 디지털 전환과 인력 양성에 나서면서 미국 조선 산업의 재건을 목표로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선 협력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HD현대는 최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지멘스와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조선소의 설계 품질 향상, 공정 리스크 최소화, 품질 개선 및 비용 절감 등 경쟁력 전반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핵심은 디지털 전환이다. HD현대의 선박 건조 노하우에 지멘스의 디지털 트윈 및 비즈니스 플랫폼 기술을 접목해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기반으로 선박 설계를 디지털 방식으로 고도화하고, 블록 조립과 탑재 공정을 자동화·스마트화하며, 생산·품질·공정 관리를 데이터 중심으로 최적화하는 등 단계별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기술 협력에 더해 조선 전문 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HD현대는 미국 전역의 30여개 지멘스 교육시설을 활용해 조선 전문 강사를 파견,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시간대·MIT 등 주요 대학과의 산학 협력도 병행해 엔지니어링·디지털 설계·공정 자동화 등 특화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양사는 이 협약을 미국 내 공동 사업 확장과 기술 파트너십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HD현대와 지멘스는 이미 2023년부터 제조혁신 플랫폼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설계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가상 공간에서 구현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최적의 설계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미국 조선소의 스마트 전환을 가속화하고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 생산 리스크 최소화 등 전반적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는 이미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함정 분야,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 상선 분야에서 각각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마스가 프로젝트의 실행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지멘스와의 협력으로 기술·인력·생산 생태계를 모두 포괄하는 한미 조선 협력 구상이 한층 구체화되는 셈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조선 산업 재건의 관건은 디지털·자동화 기술을 통한 생산 효율 극대화에 있다”며 HD현대의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지멘스의 디지털 역량은 미국 조선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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