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박창규 발탁으로 3대 과장 중 2명···보험급여·인사과장
김기남 여가부 실장도 복귀 하마평···정은경 장관 의중 관심
박창규 인사과장에 개혁 요구···공정 인사 위해 쓴소리 필요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건복지부 고대 학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잇단 인사로 3대 과장 중 2명을 차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성가족부에서 활동하는 김기남 실장 거취와 박창규 인사과장 역할이 주목된다.
20일 복지부에 따르면 15일자로 단행된 과장급 인사에서 박창규 국민연금정책과장이 인사과장으로 발령 받았다. 기존 인사과장으로 활동했던 박재찬 부이사관(3급)은 행정안전부 스마트복지안전공동체추진단으로 파견 갔다. 2023년 10월 인사과장으로 임명돼 23개월간 활동했던 박재찬 과장은 양성일 전 복지부 제1차관과 동일한 재임기록을 남겼다. 이어 복지부는 22일자로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 등 과장급 9명 인사를 19일 단행했다. 앞서 단행된 8일자 과장급 인사에서 유정민 서기관이 보험급여과장에 발탁되면서 박창규 인사과장과 함께 3대 과장에 고대 출신이 2명을 점유했다. 유 과장은 고대에서 영문학과 행정학을 복수전공했고 박 과장도 고대를 졸업했다. 참고로 남은 3대 과장은 백진주 국민연금재정과장이다.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과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 등 고대 출신 관료들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과장급 요직에 동문들이 잇달아 발탁된 상황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퇴직자는 “과거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나 성대 출신 관료 숫자와 영향력이 컸던 시절이 있었는데 최근 고대 출신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사실”며 “당초부터 숫자가 많았던 그들이 능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특히 인사과장의 경우 행시 43회의 손호준, 김국일, 유주헌 등 고대 삼총사의 3연속 발령 이후 경북대 출신 박재찬 과장에게 넘어갔다가 다시 고대 출신이 임명받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인사과장 교체는 사실상 실국장 인사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현재 4명 실국장이 대기발령 상태에서 보직 없이 근무하고 있으며 외부 국장 2명이 복지부 복귀를 준비하고 있어 더 이상 인사를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기남 여가부 기획조정실장의 복지부 복귀 하마평이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2월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 승진과 동시에 여가부로 자리를 옮겼던 김기남 실장 복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하마평은 여가부 상황과도 관련 있다. 최근 원민경 장관과 정구창 차관이 취임함에 따라 여가부도 향후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복지부 퇴직자는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고 정권 교체가 확정된 후 다른 관료는 모르겠지만 김 실장은 복귀할 것 같다는 관측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측은 김 실장 경력과 연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70년 전남 곡성에서 출생, 서울 숭문고와 고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41회로 복지부에 들어와 전재희 장관 비서관, 급여기준과장, 공공의료과장, 국민연금재정과장,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활동했다.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을 거친 후 복지부로 복귀해 복지행정지원관과 사회서비스정책관으로 근무했다. 엘리트 관료의 필수 조건인 청와대 파견 근무와 국민연금재정과장 경력이 눈에 띈다. 이같은 하마평의 적중 여부는 정은경 장관이 결정할 전망이다. 그의 의중이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김 실장 거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창규 인사과장의 경우 당초 발탁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주로 사업과장을 역임했고 지원 업무 경험은 재정운용담당관 등 적었던 편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인사과장은 희망한 관료가 아니라 하기 싫어 도망치는 관료를 임명해야 한다는 복지부 주변 속설이 박 과장에게 적용됐느냐 여부를 궁금해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현재로선 관측이 엇갈리고 있어 판단이 쉽지 않다. 박 과장 핵심 업무는 현안으로 닥친 실국장 인사를 대과 없이 진행하느냐 여부로 분석된다. 복지부에서 인사과장 역할은 항상 논란 대상이었지만 최소한 실패한 인사과장 사례에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 성공한 인사과장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를 위해 때로는 쓴소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그동안 인사 내용을 보면 특정 사무관이나 과장이 주무과를 벗어나지 않는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주무과에서 근무하면 실국장이 주목하고 승진에도 유리한 상황이 된다. 코로나19 대응 업무로 다른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할 때도 휴직이나 유학 등으로 피해 다닌 사례 등 불합리한 경우도 있었다. 이같은 복지부 인사 문제점 일부라도 해결하거나 최소한 건의라도 하면 개혁 인사과장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박 과장은 올들어 부서 직원이 사망하는 슬픔도 경험했다. 워라벨은 고사하고 주말에 쉴 수만 있으면 다행이라는 직원들 토로를 박 과장이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관가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20년 근무한 박 과장도 그동안 인사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들 가려운 부분을 일부라도 해결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고대 학맥 ‘정윤순·김국일·이중규’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고위직, ‘인사과장’ 출신 전성시대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서 여가부로 옮긴 김기남 후임자는?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48회 선두주자 ‘박창규·박재찬’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新라이벌 ‘임강섭과 송양수’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유정민’ 복지부 급여과장 인선 배경은?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신주류 ‘이스란·진영주·박창규’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기조실장-김기남·보건실장-정경실
- [이기자의 메디컬나우] ‘합격점’ 받은 복지부 실장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