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조사4국 추정···JW중외·대원제약 이어 세 번째
작년 유증 406억 용처 주목···두 업체는 1200억 계약 관계
GV1001 글로벌 2상 결과 연내 발표···CSO 영업 위탁 관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세무당국이 젬백스앤카엘과 삼성제약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하고 있어 조사 배경과 여파가 주목된다. 삼성제약은 중견 규모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과 임광현 국세청장 취임 후 첫 제약사 세무조사여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안으로 분석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젬백스앤카엘과 삼성제약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로선 조사 주체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 알려졌다. 젬백스앤카엘과 삼성제약은 국세청으로부터 자료를 요청 받아 초기 자료 제출에 협조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올 들어 제약사 대상 세무조사가 JW중외제약, 대원제약 등 두 업체만 알려진 상황이어서 세 번째 사례로 파악된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하는 부서로 분석된다.
이미 대원제약이 올 상반기 조사를 받아 100억원이 넘는 추징세액(추징금)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도 삼성제약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로선 젬백스앤카엘에 비해 삼성제약에 세무조사 중심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삼성제약 매출이 443억원으로 집계돼 업계는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원제약이 연간 6000억원대 업체인 반면 지난해 500억원에 못 미치는 매출을 기록한 삼성제약을 상대로 서울청 조사4국이 나선 데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소식통은 “새 정부가 출범했고 ‘세무조사의 달인’ 임광현 청장이 취임한 상황에서 서울청 조사4국이 삼성제약을 조사하는 것은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젬백스앤카엘과 삼성제약 세무조사의 정확한 배경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과 자금 관련 부분에 업계 관심이 쏠려 있다. 구체적으로 신약 연구개발 자금, 두 업체의 계약, CSO(영업대행사) 위탁 부분이다.
우선 삼성제약은 지난해 2월 유상증자를 통해 406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삼성제약은 유상증자 자금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및 관련 비용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어 자금 용처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제약이 밝힌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후보물질은 ‘GV1001’이다. 지난해 3월 임상시험 대상자 수 변경 등 국내 3상 임상시험계획 변경을 승인받은 데 이어 현재 3상 개시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삼성제약과 젬백스앤카엘 계약도 주목된다.
계약 내용은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적응증에 대한 임상시험, 품목허가, 제조 및 판매 등을 실시할 수 있는 라이선스 지식재산권 실시 권한을 삼성제약이 젬백스앤카엘로부터 취득한 것이다. 이미 삼성제약은 120억원을 젬백스앤카엘에 지급했으며 향후 품목허가 취득이나 매출 발생 시 마일스톤이나 로열티를 지급하게 된다. 전체 계약 규모는 1200억원이다. 참고로 젬백스앤카엘은 삼성제약 최대주주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제약 지분 10.46%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은 이르면 다음 달 발표가 예상되는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제약은 연내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갖은 논란에도 젬백스앤카엘 주도로 진행한 2상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 세무조사 이슈가 발생한 것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소식통은 “젬백스앤카엘이 공을 들였던 GV1001 글로벌 2상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공교롭게 삼성제약이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며 “신약개발이 현안인 삼성제약에게 부담이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CSO 부분도 거론된다. 삼성제약도 주요 영업부문을 외주화해 관리하고 있으며 외주 관리에 필수적인 영업인력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제약이 외부 CSO에 영업을 위탁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경과돼 매출비중이 높은 편이다. 실제 삼성제약 수수료비용은 2022년 312억원, 2023년 320억원, 2024년 239억원, 2025년 상반기 112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 금액 전체가 CSO에 지급한 수수료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을 점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공교롭게 대원제약과 거래하는 복수의 CSO가 상반기 서울청 조사4국으로부터 조사 받았다.
결국 올해만 세 번째로 삼성제약이 세무조사를 받는 가운데 조사 여파가 다른 제약사에도 미칠지 주목된다. 그동안 회사가 주력했던 신약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조만간 예상되는 가운데 세무조사가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