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17품목 판매, 연매출 55억원대···“경구용 전문약 위주서 주사제 추가로 시너지효과”
R&D에 총 100억원 투자···작년부터 영업사원 성과연봉제 도입, CSO 영업 확대

김상균 일화 대표이사 회장. / 사진=일화
김상균 일화 대표이사 회장. / 사진=일화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치과의사 출신 김상균 대표 체제의 일화 제약사업부가 최근 삼성제약 주사제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매출 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부터 R&D(연구개발) 강화를 추진 중인 일화가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 취임한 김상균 일화 대표이사 회장(1956년생)은 경기고와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이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치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대표는 서울 일미치과의원을 경영한 바 있다. 사회복지법인 애원복지재단 이사장과 용산구 치과의사회장 등을 역임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과의사 출신 김 대표는 제약 관련 경력을 갖고 있어 취임 초부터 제약사업부 투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일화는 지난 1971년 12월 일화제약으로 설립된 후 1976년 현재 상호로 변경했다. 제약사업부 외에도 음료사업부와 식품사업부가 있다.  

일화는 지난 2020년 1534억원에 이어 2021년 1625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해는 1760억원이 목표다. 일화 제약사업부는 2020년 570억원에 이어 2021년 572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640억원을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일화 제약사업부는 김 대표 취임 후 변화를 추진해왔다. 우선 지난 1일 삼성제약 주사제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 눈에 띈다. 일화에 따르면 경구용 전문의약품의 병의원 거래처는 2600여곳이다. 현 거래처를 중심으로 매출 증대가 가능한 품목에 주사제가 꼽혔지만 주사제 품목허가 획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다른 제약사 주사제 인수를 검토한 결과 삼성제약과 논의하게 된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동안 주사제 17개 품목을 영업했고 연간 매출액 55억원 규모인 삼성제약 주사제 사업부를 인수, 기존 전문약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 일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제약 주사제 전 품목을 일화가 ‘상품’으로 매입하고 주사제를 거래해왔던 도매업체를 이관 받으며 매출채권 및 영업사원을 고용 승계한다는 조건이다. 1일 시작된 계약기간은 오는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이후 계약기간을 1년씩 연장키로 했다. 일화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 전문약은 경구제 위주였고 주사제는 급여 3개 품목 밖에 없었다”라며 “이번 삼성제약 주사제 인수는 전문약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일화 제약사업부는 지난해부터 매출 증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우선 전문약 담당 영업사원에게 성과연봉제를 도입,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를 정립했다. 즉 개별 영업사원 성과를 계량적으로 평가해 연봉에 직접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일화 관계자는 “몇몇 영업사원은 불만도 표명했지만 성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에 무조건 반대할 수도 없었다”며 “능력에 따른 보상체계를 만든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에는 웰빙사업팀을 신설, 비급여 주사제 및 웰빙메디칼 시장으로 진출했다. 이어 4월에는 B2B사업팀을 신설, CSO(영업대행사) 확대를 진행했다. 기존 거래처와 중복을 피하면서 같은 품목에 대해서도 CSO 영업을 늘린 것이다. 일화 관계자는 “B2B사업팀은 CSO 모집과 관리를 담당했다”며 “현재는 전문약 매출 중 CSO 비중이 70%를 점유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약사업부 매출 증대 기반을 구축했지만 지난해 실적은 전년대비 2억원 증가에 그쳤다. 일화 관계자는 “제약사 매출은 단기간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부터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일화 제약사업부는 꾸준히 R&D 강화를 진행해왔다. 지난 2020년 12월 ‘메디코스바이오텍’과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한 바이오벤처 메디코스바이오텍은 메디컬, 코스메틱, 바이오 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해 올 3월에는 바이오헬스 R&D 기업 ‘아이엠디팜’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엠디팜은 나노기술 기반 혁신치료제와 약물전달기술을 가진 바이오헬스 분야 R&D 기업이다. 분자융합 공결정 기반의 신물질을 창출하는 기술을 보유해 비만, 탈모, 난청, 난치성암,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 혁신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일화는 지난 1981년 설립한 중앙연구소를 통해 자체 R&D도 주력하는 상태다. 2019년에는 부산대학교 약학대학과 손잡고 SIRT1 활성 기전을 가지는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올해도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규 개발 중인 DPP-4 저해제 ‘리나글립틴’ 및 SGLT-2 저해제 ‘다파글리플로진’을 포함, 10개 품목 이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코스바이오텍과 아이엠디팜, 그리고 중앙연구소의 10여개 품목 임상 투자를 합치면 100억원 규모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일화 관계자는 “향후 R&D 파이프라인 구축과 신사업 진출의 융합화를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영업을 확대해 기술기반 종합제약사로 위상을 확립할 예정”이라며 “오는 2025년에는 제약사업부 연매출을 15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일화는 지난 2020년 12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고덕비즈밸리 추천대상자로 선정돼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 신사옥을 건설하고 있다. 일화는 강동구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 주민 복지, 건강을 지켜내려는 목표를 담아 의약바이오 육성을 위한 100년을 꿈꿔 나갈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G+CARE’라는 명칭에 담았다. 결국 제약 관련 경력을 보유한 CEO 취임 이후 R&D 투자와 신사업에 주력한 일화 제약사업부가 단계적으로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회사측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별 사업이나 제품에 대표가 일일이 신경 쓸 수 없지만 사업부에 자금 투자를 확정하고 관심을 표명하며 직원들을 독려할 수는 있다”면서 “일화 제약사업부가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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