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64억원 적자···비효율적 사업 투자, 일부 경영지표 악화
매출원가율 하락 등 긴축경영 결과 발생···‘리아백스주’ 품목허가 재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삼성제약 김상재 대표와 김기호 대표가 9년 연속 영업적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경험했다. 향후 삼성제약이 어느 시점에서 영업적자를 벗어날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고(故) 김종권 회장이 지난 1929년 설립한 ‘삼성제약소’가 모태다. 삼성제약소는 1954년 주식회사로 전환됐고 1963년 사명이 삼성제약공업으로 변경됐다. 1975년 상장한 회사는 1997년 12월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으며 이듬해 화의 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1998년 주력사업 살충제 사업부를 한국존슨에 매각하고 2002년 2월 KTB네트워크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화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시 지난 2014년 바이오 업체 ‘젬백스앤카엘’에 경영권이 인수되며 현재 삼성제약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삼성제약 최고 경영진은 김상재 대표이사 사장과 김기호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구성됐다. 1966년생 김상재 대표는 한양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 경영인이다. 한양대 대학원 의학과에서 생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의사로 일하다 지난 2005년 한국줄기세포뱅크 대표를 맡으며 경영에 뛰어들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케이에스씨비 대표를 역임한 그는 2012년부터 젬백스앤카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부터 삼성제약 대표, 2017년부터 젬백스링크 대표, 올해부터는 플래스크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기호 대표는 1967년생이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에서 MBA를 마친 그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젬백스앤카엘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삼성제약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삼성제약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2년 473억원, 2013년 469억원, 2014년 303억원, 2015년 332억원, 2016년 405억원, 2017년 419억원, 2018년 465억원, 2019년 446억원, 2020년 483억원, 2021년 549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238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21.7%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5억원, 2013년 -114억원, 2014년 -198억원, 2015년 -8억원, 2016년 -61억원, 2017년 -69억원, 2018년 -48억원, 2019년 -65억원, 2020년 -100억원, 2021년 -18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64억원을 보였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삼성제약 경영이슈는 9년간 지속됐던 영업적자를 벗어날 수 있느냐로 분석된다. 회사 매출구조를 들여다보면 최고 매출 품목은 항생제 ‘삼성세파클러캡슐250mg’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기준, 26억원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0%로 집계된다. 이어 전립선치료제 ‘삼성피나스테리드정5mg’ 10억원(4.05%), 소화제 ‘까스명수액’(골드 등 상품군 전체) 8억원(3.31%), 간장질환용제 ‘쓸기담50mg연질캡슐’ 2억원(1.0%) 등이 눈에 띈다. 삼성제약 매출은 최근 10년간 300억원대와 400억원대를 오가다 지난해 5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매출이 급감, 500억원대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제 심각성은 삼성제약 수익성에서 확인된다. 최근 10년간 2012년을 제외하곤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가장 컸던 해는 2014년으로 –1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181억원을 보여 적자 탈출이 난제임을 증명했다. 이같은 수익성 부진 원인을 보면 비효율적 사업과 자금 투자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백지화를 선언하긴 했지만 삼성제약이 당초 호텔 브랜드 하얏트와 손잡고 자사가 보유했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부지에 1200평 규모 호첼 ‘하얏트 플레이스’ 건립을 추진했던 것은 무리한 전략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은 다음 호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영업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호텔 건립은 무리한 사업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하얏트와 계약한 지난 2020년 삼성제약 적자는 1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제약 경영지표 역시 수익성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회사 지급수수료는 13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억원과 비교하면 73.8% 증가했다. 지급수수료는 기업 경영 과정에서 용역 대가로 지불한 수수료를 지칭한다. 제약업계에서는 지급수수료 상당 부분을 CSO(영업대행사)에 지급한 수수료로 분석한다. CSO업계 관계자는 “삼성제약은 5년 전 CSO 영업을 본격 개시했다”고 말했다. 삼성제약도 “전문의약품의 경우 항생제 등 80여개 제품을 바탕으로 판매대행을 활용한 마케팅 및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지급수수료 증가로 인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도 176억원으로 지난해 135억원에 비해 30.4% 늘었다.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지급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59.3%에서 올 상반기 79.0%로 급증했다. 이에 삼성제약 매출 중 판관비 비중은 올 상반기 73.9%로 지난해 상반기 44.5%에서 29.4% 포인트 증가했다. 상장 제약사와 바이오 업체 평균 판관비 비중이 30%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업체에 비해 비중이 높다는 점이 파악된다.

반면 삼성제약 경영에서 긍정적 요소도 찾을 수 있다. 삼성제약은 지난해 2월 향남공장을 에이치엘비제약에 420억원 규모로 매각하고 위탁생산 체제로 전환하며 고정비 절감을 추진했다. 실제 회사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73.0%에서 올 상반기 52.9%로 하락했다. 한 해 사이 기업 원가율이 20% 넘게 하락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삼성제약은 광고선전비를 지난해 상반기 3억원에서 올 상반기 1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경상연구개발비도 전년대비 50.6% 축소한 3억원을 상반기 집행했다. 회사 직원 숫자는 6월 말 기준, 77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190명에 비해 110명 넘는 인력이 6개월 사이 회사를 떠났다. 특히 삼성제약은 외부에 위탁 가능한 부분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미 상당부분 영업을 CSO에 위탁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오스틴제약과 계약을 체결, 11개 품목 공급권을 넘겼다. 품목 제조는 삼성제약이 하고 유통은 오스틴제약이 진행하는 방식이다. 삼성제약은 올 6월에도 일화에 주사제 17개 품목 공급권을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향후 삼성제약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줄 변수로는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GV1001)가 손꼽힌다. 당초 지난 2014년 9월 국내 개발신약 21호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던 리아백스주는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를 기일 내 제출하지 못해 2020년 8월 품목허가가 취소된 바 있다. 이에 회사는 품목허가를 재신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날 현재까지 신청하지 못한 상태로 확인됐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췌장암 임상시험을 주관한 교수가 임상 결과에 대한 논문을 투고 중”이라며 “회사는 논문이 게재되면 공식 발표할 것이고 이후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오송 호텔 부지 매각과 각종 아웃소싱 등 삼성제약이 자구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회사 경영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올해 경영 결과를 전망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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