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에어’ 얇고 가볍지만, 배터리·AI에서 아쉬움
아이폰17 시리즈 판매량 전작 대비 소폭 감소 전망도
삼성 갤Z폴드7, 미국 젊은층 인기···현지 점유율 지각변동

애플의 아이폰17 에어 / 사진=애플
애플의 아이폰17 에어 / 사진=애플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애플이 역대급 얇은 두께의 아이폰17 에어를 선보였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출시 전엔 아이폰17 신제품 출하량이 전작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제 판매량에선 오히려 감소를 예측하는 시장 분석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올 초와 하반기 출시한 플래그십폰 신제품 시리즈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단 평가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두 번 접는 새로운 폼팩터의 ‘트라이 폴드폰’ 출시로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강화하며 점유율 선두를 지키기 위한 굳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11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에서 기존 플러스(Plus) 모델 대신 슬림폰 컨셉의 에어(Air) 모델을 추가하며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이로써 올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7 라인업은 일반 모델과 에어, 프로, 프로맥스 4종으로 구성됐다.

아이폰17 에어는 역대 가장 얇은 5.6mm 두께와 165g 무게의 컴팩트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전작 아이폰16 일반 모델(7.8mm/170g)과 플러스(7.8mm/199g) 대비해선 물론, 이번 아이폰17 일반 모델(7.9mm/177g)과 비교해서도 차이가 크다.

아이폰17 일반 모델의 경우 디스플레이가 기존 6.1인치에서 6.3인치로 확대됐고, 전면 카메라 사양이 기존 1200만화소에서 2400만화소로 업그레이드됐다. 아울러, 최소 저장 용량 모델이 기존 128GB에서 256GB로 커졌다. 그러면서도 출고가는 아이폰16 125만원, 아이폰17 128만원으로 같은 선을 유지했다.

아이폰17 프로와 프로맥스엔 열 방출 효율을 높여주는 베이퍼 챔버가 역대 아이폰 시리즈 중 최초로 탑재됐으며, 후면 카메라 배열 디자인이 변경됐다.

그러나 이 같은 아이폰17의 하드웨어 변화가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애플이 신제품을 공개한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1년 동안 아이폰17 시리즈의 판매량 추정치는 1억 4200만대가량으로, 전작(1억 4700만대)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업체는 아이폰17 시리즈의 출하량이 전작 대비 3.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애플의 아이폰17 일반 모델 / 사진=애플
애플의 아이폰17 일반 모델 / 사진=애플

내년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일반 바(bar)형 제품에선 소비자들이 큰 매력을 느끼기 어렵단 분석이다. 실제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선 “이번에 에어는 참아야겠다. 애플 폴더블폰도 두께 엄청 얇게 나올테고, 애플 감성이랑 기술까지 들어가면 어떤 대작이 나올지 궁금하다”, “현명한 유저라면 17 에어 거르고 무조건 폴더블 아이폰 사야한다” 등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17 에어 역시 제품 두께를 5.6mm까지 구현해 삼성전자 갤럭시S25 엣지의 5.8mm를 능가했지만, 프리미엄 기능에선 다소 떨어진단 평가다. 카메라는 기존에 장착됐던 광각과 초광각 렌즈 2개에서 4800만화소급 메인 카메라 1개로 줄어들었으며, 특히, 두께 감축 과정에서 물리적 배터리 용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iOS 26의 ‘적응형 전력 모드’를 활용해 동영상 재생 기준 최대 27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배터리 용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아이폰17 에어의 배터리 용량은 2900~3200mAh 수준으로, 아이폰16 플러스(4674mAh)는 물론, 일반 모델(3561mAh)과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25 엣지 출시 당시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갈린 바 있다. 갤럭시S25 엣지의 배터리 용량은 3900mAh다.

전작까지 강조했던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신기능이 부재한 점도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작년 아이폰16 시리즈 발표 당시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의 이미지 검색 및 요약, AI 카메라, 음성 비서 시리와 챗GPT의 연동 등을 중심으로 AI폰 기능들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신제품에선 특별히 언급된 새로운 기능은 없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4 시리즈에 처음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이후, 올 초 갤럭시S25 시리즈에선 이와 비교해 새로운 개인화 AI 기능과 AI 음성제어 기능을 선보였으며, 카메라에서도 동영상 자동 잘라내기, AI 노출 모니터, 부드러운 줌 조절 등 신기능을 도입해 강조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생성형 AI 스마트폰에 대한 사용자 지출은 올해말까지 총 2982억달러(약 414조 5300억원)에 달해, 전체 AI 최종 사용자 지출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7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7 / 사진=삼성전자

아이폰 신제품 시리즈를 발표한 당일 애플의 주가는 전날 대비 1.5% 떨어졌으며 다음날은 3.23%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애플 아이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부품사들에도 큰 타격이 있었다. 아이폰17에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전날 주가가 5.1%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슬림폰으로 구현한 갤럭시Z폴드7 흥행에 힘입어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에서 10대와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폴더블폰 신제품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애플의 경우 아이폰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애플이 주도하던 현지 시장 점유율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1%로 전년 동기(23%) 대비 8%p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애플의 점유율은 56%에서 49%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 출시도 앞두고 있다. 화면 안쪽을 두번 접는 인폴딩(In-Folding) 방식의 G타입 제품을 준비 중으로, 업계에선 초기 판매량이 5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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