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애플 ‘폴더블 아이폰’ 출시···시장 규모↑
삼성, 애플에 점유율 뺏겨도 출하량 확대 기대
폴더블폰 라인업 늘리며 판매량 확대 가속화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7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7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내년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가 예고되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와 전략 변화 등에 큰 파장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단 우려가 크지만, 한편으론 애플 효과로 폴더블폰이 전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게 되면 기술 리더십을 보유 중인 삼성전자에도 직접적인 수혜가 잇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장 규모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커지면 점유율이 줄더라도 출하량 자체는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에 맞춰 중저가 제품을 선보이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동시에 연내 두번 접는 트라이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 리더십까지 확보하는 방향으로 판매 확대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폴더블 아이폰, 하드웨어 사양에선 큰 혁신 기대 어려워

26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한다.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패널 공급을 맡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채택하기로 했으며, 카메라모듈은 기존 바(Bar)형 아이폰 시리즈와 유사하게 가져갈 것으로 추정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하드웨어 개선에는 물론 제조사 설계 기술이 있겠지만, 그 설계 기술 역시 핵심 부품이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폴더블폰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과 그 기술력이 제품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폴더블폰의 또 다른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힌지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국내 파인엠텍의 내장 힌지 채택이 유력하다. 애플은 첫 폴더블폰 제품부터 디스플레이의 주름이 거의 없도록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7세대에 거쳐 완성한 설계로, 탄성 소재가 적용된 파인엠텍의 내장 힌지 기술이 이번 주름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지목된다.

실제 올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Z폴드7과 플립7은 기존 대비 화면 주름이 만져봤을 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개선됐단 평가다.

파인엠텍의 내장 힌지는 일차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되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최종적으로 탑재된다. 애플의 이번 첫 폴더블 아이폰의 메인 공급사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로, 파인엠텍의 내장 힌지 기술이 채택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증권 애플 전문 분석가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파인엠텍을 주요 파트너로 선정함으로써 폴더블 아이폰의 대량 생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7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7 / 사진=삼성전자

카메라모듈 또한 기존 아이폰에 탑재된 하드웨어 스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폴더블 아이폰에는 4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2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외에 전면 카메라 1개, 내부 카메라 1개 등 총 4개의 렌즈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에서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5배 줌을 지원하는 망원 카메라 등 3개를 탑재한 바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카메라와 같은 다른 부품은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보단 기존 모델을 활용해 다른 쪽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다만, 폴더블폰에 들어갈 정도로 카메라를 얇게 만들면서도, 해상도를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기술들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 합류로 폴더블폰 시장 반등···“점유율 애플에 뺏겨도 출하량은↑”

애플은 이처럼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과 비교해 하드웨어 사양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겠지만, 삼성전자가 7세대에 거쳐 완성한 기술을 첫선에 따라잡았단 측면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단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애플은 역사적으로 업계 혁신의 선구자가 아니라,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 빠르게 차별화를 통해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초기 단계의 위험과 높은 R&D 비용을 피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애플의 이러한 진입은 폴더블폰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는 전환점을 시사하며, 핵심 경쟁은 제조 효율성, 비용 관리, 그리고 공급망 통합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폴더블폰 대열에 합류한 직후부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29.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4.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듬해인 2027년부턴 애플이 45.6%로 크게 뛰고 삼성전자는 22.5%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의 폴더블폰 합류는 시장 규모 자체를 크게 확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DSCC는 내년 폴더블폰 시장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27년과 2028년에도 20% 이상 성장하며 최근 주춤한 시장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폰 전체 출하량은 올해 2110만대에서 내년 2740만대로, 내후년엔 3290만대까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00만대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먹으면 출하량은 1000만대에 머물지만, 4000만대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먹으면 출하량은 1200만대로 오히려 더 늘어난다”며, “경쟁사에 점유율을 빼앗겨도 매출 측면에선 기여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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