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KY PE 참여···AI 로봇 고도화 투자
3~5년 내 상장 도전 전망

HD현대로보틱스가 생산하는 산업용 로봇 HDR20L-32. / 사진=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가 생산하는 산업용 로봇 HDR20L-32. / 사진=HD현대로보틱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HD현대의 로봇 자회사 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 방식으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다. 산업은행과 사모펀드 운용사 KY프라이빗에쿼티(KY PE)가 투자에 참여한다. 투자금은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용 로봇 기술 고도화와 해외 시장 개척에 투입될 예정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다음 달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한다. 산업은행과 KY PE가 RCPS 인수를 위해 HD현대로보틱스 측과 협상 중이라고 전해진다. 

이번 투자는 지난 2월부터 추진해온 상장 전 투자유치 협상이 구체화된 결과다. 당시 HD현대로보틱스는 7조~8조원대의 기업가치를 내세우며 재무적 투자자(FI)와 접촉했으나, 높은 몸값 탓에 협상이 지연됐다. 결국 조건을 일부 조정해 산업은행과 KY PE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IB 업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가 내세운 밸류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 2150억원, 영업이익 2억6800만원에 불과한 회사가 7조원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신중론이 있었다. 지난 2020년 HD현대로보틱스가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받았을 당시 기업가치는 5000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HD현대로보틱스가 매출 기준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점과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 제조업향 공급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HD현대로보틱스 매출의 대부분(2149억원 중 88%)이 산업용 로봇에서 발생했다. 로봇 누적 생산량도 6만대를 넘어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HD현대로보틱스가 3~5년 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프리IPO를 통해 몸값을 끌어올린다면 투자 회수를 위한 상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상장 전 투자유치 협상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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