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방한 일정서 재계 총수들과 릴레이 회동
삼성전자, CSR 협력 및 글로벌 사회공헌 논의
SK·HD현대, 차세대 SMR 상용화·공급망 확대 협력

22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난 이재용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 / 사진=삼성전자
22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난 이재용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차세대 원전과 글로벌 사회공헌을 고리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한국 재계 총수들과 잇따라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각각 게이츠 이사장과 회동하며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게이츠재단과 함께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RT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있어, 이번 회동에서 사회공헌 활동의 확장 가능성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소형모듈원전(SMR), 백신 등 에너지 및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사업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소형모듈원전(SMR), 백신 등 에너지 및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사업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 사진=SK

전날 최태원 회장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찬을 갖고 SK가 2대 주주로 참여한 미국 테라파워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및 상업화 전략을 논의했다. 양측은 10년 이상 이어온 백신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앞세워 시장 수용성을 높여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와 공급망 구축이 병행된다면 SK와 테라파워가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SK와 게이츠 측은 이날 오전에도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쇄 회동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세진 원전산업정책국장도 동석해 한미 협력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Natrium) SMR’은 상압 운전과 무전원 공기냉각 기능으로 안전성이 높고, 열에너지 저장 장치와 결합해 재생에너지와의 호환성도 크다. SK는 2040년 수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에 인센티브와 제도 개선을 요청한 상태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3월 미국에서 회동하고 있다. /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3월 미국에서 회동하고 있다. / 사진=HD현대

정 부회장도 이날 게이츠 이사장과 별도로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진척 상황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의 회동은 지난 3월 미국 이후 5개월 만이다. 테라파워와 원자로 용기 공급 협력을 추진 중인 HD현대는 조선 분야에서 용융염 원자로 기술을 적용한 추진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 솔루션”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패러다임 전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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