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도 6억원에도 청약 열기 예고
하반기 강남 재건축 분양 줄줄이 대기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이후 첫 강남권 분양 단지인 송파구 ‘잠실르엘’ 청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묶인 상황에서도 청약 열기가 어느 정도일지가 강남 아파트 수요 탄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에는 전국 6개 단지에서 총 4378가구(일반분양 2천250가구)가 분양을 시작한다.
◇ 역대 최고 분양가에도 시세차익 기대
청약 시장의 첫 대단지 물량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이다. 롯데건설은 이달 중 잠실르엘 청약을 실시한다. 단지는 최고 35층, 13개 동, 총 186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45~74㎡ 21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과 가깝고 올림픽공원, 롯데월드타워 등 생활 인프라가 인접해 있다. 잠동초·잠실중·잠실고 등 학군도 갖췄다.
분양가는 송파구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잠실르엘 분양가를 3.3㎡당 6104만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공급된 ‘잠실래미안아이파크’(3.3㎡당 5409만원)보다 약 7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전용 74㎡ 기준 분양가는 약 18억원으로 예상된다. 오는 2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접수한다. 당첨자 발표는 다음 달 3일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 74㎡ 분양권이 지난 5월 28억82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 분석이다. 인근 파크리오 전용 84㎡가 30억원, 잠실엘스 전용 84㎡가 33억원에 최근 신고가를 기록한 것도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 대출 규제에도 청약 흥행 이어질까
올해 2월 분양한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는 268가구 모집에 4만635명이 신청해 15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몰려 442.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제기동역 아이파크’는 전용 59㎡ 분양가가 11억원을 넘었지만 9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자기자금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청약 흥행이 이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잠실르엘’ 청약이 강남권 수요 탄력성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잠실 일대는 학군, 교통, 생활 편의시설 등 입지 조건이 뛰어나 실수요자가 몰리는 지역”이라며 “차입 여력이 제한된 수요자는 걸러지겠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이 잇따르면서 현금 동원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신동아아파트를 헐고 새로 짓는 ‘아크로드 서초’도 이달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 4층~지상 39층, 16개 동, 1161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전용 59㎡ 5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분양가는 인근 서초 그랑자이 등 시세를 고려해 3.3㎡당 7000만원대에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잠원동에서는 신반포21차를 재건축한 ‘오티에르 반포’가 10월 준공을 앞두고 분양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일반분양은 87가구가 공급된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통합 재건축한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총 5007가구)도 하반기 분양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