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구독·API 수익 급증···연말 ARR 27조원 전망
소프트뱅크 등 대형 투자자 몰려···펀딩 목표 조기 달성
드래고니어, 28억달러 ‘역대급’ 단일 투자
구글·메타 추격 속 ‘초격차’ 유지 관건

/ 그래픽=챗gpt
/ 그래픽=챗gpt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료 구독자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연간 반복 매출(정기 구독 등 유료 서비스로부터 매년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수익·ARR)은 연말 기준 200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투자 유치도 당초 목표를 조기 달성하며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다.

2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6월까지 ARR이 130억달러(한화 18조원)를 넘어섰다. 이 같은 속도라면 연말까지 200억달러(27조8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4년 기준 ARR이 55억달러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불과 1년 만에 약 4배 성장하는 셈이다.

폭발적인 매출 상승의 배경에는 구독자 기반 확대가 있다. 챗GPT 유료 구독자는 현재 500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몇 달 전 300만명 수준에서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챗GPT 기능을 접목할 수 있도록 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제공 확대와 최신 AI 모델인 ‘GPT-4o’ 상용화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투자 유치도 순항 중이다. 오픈AI는 지난 3월 400억달러 규모 펀딩 계획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자금 유치에 나섰다. 이 가운데 83억달러(11조5000억원)를 조기에 확보했다.

이번 투자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나머지 100억달러는 벤처캐피털을 중심으로 연내 조달이 추진된다. 실제로 오픈AI는 3월 이후 블랙록·TPG·블랙스톤 등 굵직한 글로벌 운용사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에어비앤비, 우버, 스포티파이 등에 초기 투자해 유명한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단일 투자자로서 28억달러(3조9000억원)를 투자했다. 전체 펀딩의 10%에 달하는 규모로 벤처투자 역사상 손꼽히는 사례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오픈AI의 투자 청약이 목표액의 5배를 넘었다”며 “AI 플랫폼 선점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이를 AI 산업의 중심축이 ‘기술’에서 ‘자본’으로 옮겨가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에선 생성형 AI 생태계가 실질 수익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AI 모델 개발 기업들은 천문학적 비용 투입에도 불구하고 수익 모델 부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그러나 오픈AI는 유료 구독과 API,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미 견고한 수익원을 확보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 환경도 만만치 않다. 구글의 ‘제미니’(Gemini), 메타의 ‘라마’(LLaMA), 안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등 대형 테크 기업들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최대 파트너인 동시에 주요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AI 플랫폼 기업의 기업가치와 시장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오픈AI의 초격차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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