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표는 제약·바이오·다국적사 거친 베테랑···내달 취임 전망
연간 300억대 영업손실, 원인은 R&D 투자···매출 6배 규모 투자
대안은 신약개발, CJRB-101 곧 임상 결과 발표···윤 대표 행보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휴온스 등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업체, 다국적 제약사에서 활약했던 윤상배 대표가 CJ바이오사이언스에 영입됐다. 이에 윤 대표가 정식 취임하면 CJ바사 수익성 제고와 신약개발에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윤상배 전 휴온스 대표를 차기 대표로 영입했다. 현재 회사에 출근하며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윤상배 대표 내정자는 8월 14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대표로 선임될 방침이다. 중대 약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윤 내정자는 종근당, 삼성물산(바이오 사업), GSK코리아, 동아에스티, 보령을 거쳐 휴온스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특히 윤 내정자는 휴온스 대표 재임 시절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눈길을 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의 능력과 실력이 구체적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아울러 국산 의약품의 해외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고 연구개발 성과 상용화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다각화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내정자가 다음 달 정식 대표로 취임하면 우선 경영정상화부터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급한 현안은 영업손실을 줄이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CJ바사는 최근 3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332억원, 2023년 –321억원, 2024년 –342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익성 부진 원인에 대해 회사측은 신약개발에 대한 R&D 투자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3년간 회사측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을 보면 2022년 189억원, 2023년 225억원, 2024년 23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2년 464.1%, 2023년 404.0%, 2024년 663.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의 6배가 넘는 금액을 R&D에 투자한 셈이다. 부진한 수익성 제고를 위해 회사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약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매출도 60억원을 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CJ바이오사이언스 매출 대부분은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에서 나온다. 구체적으로 미생물에 특화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서비스와 미생물 DB 표준을 제시하는 ‘EzBioCloud’라는 생물정보학 분석 플랫폼으로 매출을 올리는 상황이다. CJ바사는 기존 NGS 서비스 강화를 위해 BI 컨설팅 서비스를 출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인 ‘것 인사이드’ 거래처 확대,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 ‘스마일 것’ 론칭 등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CJ바사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대안은 신약개발이 꼽히며 윤 내정자가 집중해야 할 현안으로 분석된다. 개발 방향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비소세포폐암, 두경부편평세포암종, 흑색종 등 고형암 치료 신약후보물질 ‘CJRB-101’인데 적응증 1차 타깃은 폐암이다. 발효식품에서 발견된 신종 균주인 이 물질은 EFSA 등재를 통해 인체 안전성이 높으며 산소에 강해 대량 생산이 용이한 특징이 있다. 다른 마이크로바이옴사는 예방 모델에서 유효성을 평가한 반면 CJ바사는 치료 모델에서 항암 효과를 입증한 것이 차이점으로 꼽힌다.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 개선을 위해 현재 다양한 병용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해당 분야 선도 기업이 없다는 점도 CJ바사에게 긍정적 상황으로 분석된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체계 활성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특정 암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해 시장성 확대가 전망되는 형국이다. 참고로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시장은 2029년 4070만 달러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인 CJRB-101은 조만간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으로 알려졌다. CJ바사는 임상 1상 데이터 분석이 완료되면 공시를 통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JRB-101 임상 결과는 매우 중요한데 의료계 파업 등 여파로 다소 지연된 상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염증성장질환(IBD) 치료 신약후보물질 ‘CJRB-201’이다. 2019년 연구가 시작된 이 물질 특징은 건강한 한국인 장에서 빅데이터 기반으로 선별한 절대 혐기성 신종 균주라는 점이다. 올 2월 유럽에서 개최된 ‘ECCO(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 2025’에서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회사는 임상 착수를 준비하는 단계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윤 내정자는 탄탄하게 조직이 구축된 업체에서 실적을 쌓았는데 CJ제일제당이 2021년 인수했던 천랩(현 CJ바사)은 그가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윤 내정자 실력을 오롯이 집중시켜 단계적으로 성장 코스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