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하반기 대대적 조직개편 및 인사 단행
6개월 만에 또 희망퇴직 접수
인력 감축 통한 비용효율화 나서

신한카드 본사 사옥 입구. / 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 본사 사옥 입구. / 사진=신한카드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신한카드가 조직 개편과 함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원 감축에 나섰다. 수년째 유지해 온 카드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빼앗기자, 이를 탈환하기 위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전날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조직 쇄신을 골자로 한 하반기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먼저 자원 중복을 최소화하고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4그룹 20본부 81팀 체계에서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재정비했다. 이로써 팀장급 자리는 28% 줄어들게 된다.

기존 81팀을 59부 체계로 개편하면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던 팀들은 하나의 부로 통합됐다. 가령 ‘페이먼트 R&D팀’과 ‘영업기획팀’을 ‘영업기획부’로, ‘고객마케팅팀’과 ‘미래고객팀’은 ‘고객마케팅부’로 각각 통합했다. 또 ‘상품R&D팀’과 ‘체크선불팀’을 ‘상품R&D부’로 통합하는 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하고자 파트 조직을 기존 36개에서 12개로 축소했으며 영업 환경 변화에 따른 채널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CRM센터, 금융센터 등을 본사 모(母)조직의 직접 관리 체계로 일괄 전환했다. 센터마다 센터장이 별도로 관리하던 조직을 각 업무와 관련된 본사 조직에서 직접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해 운영 효율성 제고에 나선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는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사업 구조 재편에 방점을 뒀다”며 “조직 쇄신과 체질 개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중장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이날부터 희망퇴직 신청 접수도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62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추가 희망퇴직 실시에 나선 것이다. 이번 신청 대상은 1968년생부터 1979년생 전 직원이며 퇴직자에게는 기본 퇴직금 외에 월평균 임금의 최대 30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희망퇴직 당시 신청 대상 연령대가 1968~1974년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상자 범위가 확대됐다.

신한카드가 이처럼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배경에는 실적 부진 영향이 자리 잡고 있다. 신한카드는 수년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말 삼성카드에 실적을 따라 잡히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721억원으로 전년(6206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6094억원에서 6646억원으로 9.1% 증가하며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내 순익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1851억원) 대비 26.7% 감소한 1357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또 한 번 삼성카드(1844억원)에 밀렸다.

지난해 말부터 2분기 연속 업계 2위에 머무른 신한카드는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졌다. 이에 조직 개편과 인원 감축을 통해 비용효율화를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계 1위 탈환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직원 수)은 2억1731만원으로 삼성카드(3억2721만원), KB국민카드(2억9798만원), 하나카드(2억9413만원)보다 낮았다.

이처럼 경쟁사 대비 낮은 직원 생산성은 신한카드의 실적 정체에 영향을 준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에서 인력 대비 수익 창출력이 뒤처지면서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고 핵심 기능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생산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대비 수익 창출력이 낮으면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뚜렷해진다”며 “조직개편과 인력 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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