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선대 회장, 1990년 제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4년째 개인 자격으로 기부
이건희·이재용, 삼성호암상에 애정 각별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삼성호암상이 지난달 30일 제정 35주년을 맞이했다. 공정성과 전문성이 높아 수상자 선정 과정은 노벨상보다 엄격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립자인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삼성호암상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삼성호암상은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 인류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포상하기 위해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0년에 제정했다. 명칭은 이병철 창업주의 호인 호암에서 따왔으며,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2021년 4월부터 호암상에서 삼성호암상으로 명칭이 변경되기도 했다.
1991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시상식이 진행 중이다. 7회 시상식까지는 삼성복지재단에서, 8회부터는 호암재단이 주관하고 있다. 호암상이 제정될 당시 시상 부문은 과학기술상과 의학상, 사회봉사상, 언론상 등 4개였다. 현재는 ▲과학상 물리·수학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자 선정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받는 노벨상보다 더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재단은 수상 후보자를 찾는 데에만 6개월 이상을 투입한다. 후보 자격은 한국인 및 한국계 인사다. 예외적으로 사회봉사상 부문은 우리나라를 위해 활동한 외국인에게도 자격이 부여되기도 한다.
업적 기준은 창조정신과 봉사정신으로 국가 및 인류 발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이나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한 사람 등이다. 후보자가 선정되면 시상 부문마다 평균 8명의 심사위원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검증 작업을 진행한다. 후보자의 논문 및 인격 등을 검증하는데, 호암재단 위원들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올해 수상자는 신석우 미국 UC버클리 교수와 정종경 서울대 교수, 김승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 글로리아 최 미국 MIT 교수, 구본창 사진작가, 김동해 비전케어 이사장 등 6인이다. 시상식은 이달 30일 개최됐고,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됐다.
이건희 선대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삼성호암상에 애착이 크다. 이건희 회장은 호암상 1~4회에는 수상자에게 직접 상장을 수여했다. 해외출장 중에도 시상식 참석을 위해 귀국한 경우도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21년 4억원을 개인 자격으로 호암재단으로 기부한 데 이어 2022~2023년에도 각각 2억원을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10억원을 기부해 4년째 개인 기부를 계속하고 있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이병철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후대에 계승·발전시키고 국가와 인류에 공헌하는 인물을 기리기 위해 삼성호암상 수상자 선정 및 진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삼성호암상 운영과 함께 학술 및 연구사업지원, 호암 생가 개방 등의 사회공헌사업도 동시에 전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