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비 조인트 두께 얇고 메탈 비중도 가장 높아
패키지 안에 직접 냉각장치 넣어 열 개선하는 방법 연구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요 거래선으로부터 써멀(열) 관리 기술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HBM 제조에서 온도관리는 제품 신뢰성의 핵심 요소다. 삼성전자는 열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인트(패키지와 기판을 연결하는 접합부) 두께를 최소화하고 메탈 비중을 최적화하는 방힉으로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재춘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1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KMEPS) 2025년 정기 학술대회에서 “HBM 열저항에 크게 기인하는 부분은 결국 조인트의 두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며 “두께가 얇으면 얇을수록, 메탈 비중이 많이 들어갈수록 설계적으로 좋은 방향이 될 것이고 우리는 하나를 특정해서 보기보단,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인트 두께가 지금은 초창기 대비 전체적으로 많이 줄어서 업계가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는데, 그중에서도 두께를 가장 얇게 가져가고 있고, 메탈 비중도 가장 높게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고용량 메모리로, 층수가 증가할수록 발열이 심해져 디바이스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차세대 HBM에서 맞춤형 설계로 전환되면서 로직 공정을 활용한 베이스 다이가 적용된다. D램이 로직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직접 받게 되는 구조로 더욱 정교한 열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김 수석은 “로직의 열 표준은 125도, HBM은 95도 수준으로 서로 달라서, 구조적으로 또는 소재적으로 설계해서 시스템인패키지(SiP)로 합쳐지고 난 다음 전력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해석할 수 있다”며 “패키지 관점에서 보면 결국 본딩(접합) 레이어에서의 소재 물성을 좋게 하는 방법 있고 두께를 얇게 가져가는 방향, 범프 수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커스텀 HBM 도입이 확산될수록 열 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한 상태에서 직접 냉각장치를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김 수석은 “올해 나온 엔비디아 제품의 경우 전력을 800W까지 쓰고 있고, 그 이상 되는 제품들도 계획되고 있는데 이젠 에어 쿨링으로 감당하기엔 버거운 환경이 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성능 GPU에 대해 리퀴드 쿨링(액체냉각)을 고려하고 있고 데이터센터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패키지 탑(윗부분)에 콜드 플레이트(냉각장치)를 적용해서 열을 빼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한단계 더 나아가 다이렉트 본딩을 해서 콜드 플레이트를 패키지에 바로 붙여서 하는 방법들, 냉매가 패키지 탑에 들어가 실리콘 백사이드와 냉매가 만나서 열교환이 바로 날 수 있도록 해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들이 고려되고 있다”며 “이머전 쿨링(비전도성 액체에 담가서 냉각) 방식도 일부 데이터센터에서 적용하고 있는데 인프라 비용이 크다보니 향후 확대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신 HBM3E(5세대) 제품에서 엔비디아의 품질 승인 지연으로 인해 시장점유율에서 경쟁사에 밀린 상태다. 방열 성능을 개선한 신규 제품을 개발해 이르면 올 2분기부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시에 차기 제품인 HBM4(6세대) 개발도 기존 일정대로 추진한단 방침이다.
김 수석은 “(HBM3E 승인이 늦어진 건) 열 문제 때문은 아니다”라며 “패키지 자체의 열 특성은 제일 좋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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