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등 베트남으로 생산 이원화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LG이노텍이 멕시코 공장 가동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7월에 공장이 완공되고 10월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생산거점 다각화로 대응한단 방침이다. LG이노텍은 국내 공장과 베트남 등 여러 해외 생산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주요 거래선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24일 마곡 본사에서 열린 제49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멕시코 공장에 양산하는 제품들에 대한 관세는 우리가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 대한 것이어서, 당장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이에 따라 가격에 대한 부분이 전가될까 봐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 일부 고객들은 100% 멕시코에서 하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 생산해 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 공장은 7월에 완공이 되고 10월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국내,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여러 생산 거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고객과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은 멕시코 산후안델리오 공장 인근에 3만평 부지를 확보해 지난해부터 공장 증설을 진행중이다. 이 공장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 전장 제품을 주력 생산라인으로 삼고 있으며 전장부품 사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선 멕시코 등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LG이노텍의 향후 전장부품 사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캐나다,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LG이노텍은 이날 주총에서 경제관료 출신인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산업부 미주통상과장, 운영지원과장, 자원산업정책관, 산업기술융합정책관, 통상교섭실장 등 주요 직을 거쳐온 인물로, 회사는 이번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국제 관세 전쟁 여파에 대응한단 방침이다.
LG이노텍은 베트남 카메라모듈 신공장도 본격 가동한다. 중국 카메라모듈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을 위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등 이미 시장 성숙기에 진입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생산 이원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 대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들은 상당 부분 성숙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 그간 연속 줌 등 카메라모듈을 개발해 공개해왔는데 이런 차별화된 특수 카메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국이랑 기술 격차가 나는 제품군은 국내에서 하고, 기술 격차가 거의 나지 않아도 되는 카메라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베트남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쪽이 이런 경향이 강하고, 자동차나 로봇, 드론 등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중국과 격차가 커지고 있어 거기에 맞춰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