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 EV, 토레스와 비슷한 디자인에 반응 엇갈려
적은 개발비용으로 최대 효과 창출하기 위한 전략
해외 시장 개척하며 부족한 차종 한계 극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KGM이 ‘토레스’가 흥행하면서 토레스 기반 차량을 연이어 출시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이 매달 신차를 쏟아내며 다양한 디자인과 플랫폼의 차량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토레스 디자인에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최근 첫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공개했다. 무쏘 EV는 토레스 전기차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설계한 차량으로, 디자인도 토레스와 토레스 EVX를 합친 듯한 모습이다.
토레스가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은 점을 감안해, 픽업트럭에서도 토레스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또 토레스냐”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픽업트럭에 토레스 디자인이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다.
이같은 KGM 전략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개발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GM 연구개발비용은 1370억원으로 매출 대비 4.7% 수준이다. 적지 않은 비중이지만 절대적인 개발비용 자체가 적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이나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연구개발비용은 3조원이 넘는다.
무쏘 EV가 토레스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나오면서, 무쏘 EV 성공 여부가 더 중요해졌다. 앞서 액티언은 토레스와 디자인 차별화를 뒀음에도 같은 플랫폼이란 한계와 전동화 모델 부재 영향으로 부진했다. 무쏘 EV마저 실패할 경우 앞으로 토레스 기반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무쏘 EV가 흥행하게 될 경우 토레스 기반 라인업을 공고히 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KGM은 옛 쌍용자동차 시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성공에 힘입어 티볼리 기반 패밀리룩을 강화하며,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티볼리 패밀리룩인 중형, 대형 SUV를 선보이면서 전 차급에서 고른 성적을 거뒀다.
곽재선 KGM 회장은 무쏘 EV 출시 행사에서 기존에 부족했던 차량 라인업 한계를 인정하고 앞으로 더 많은 신차를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곽 회장은 “소비자인 고객은 우리(KGM)를 절대 기다려 주지 않는다”며 “고객이 원하고 요구하는 다양한 니치 마켓의 제품을 경쟁사 보다 빠르게 선보여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KGM은 국내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토레스 디자인에 식상함을 느낄 수 있지만 해외 판매를 늘리면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만회하겠단 전략이다.
KG그룹과 합병한 후 KGM은 유럽, 중동, 중남미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작년 판매량을 살펴보면 내수 판매는 4만7046대로 전년대비 25.7% 줄었지만, 수출은 6만2378대로 18.2% 증가했다.
지난해 KGM은 튀르키예와 호주 및 파라과이에서 토레스 EVX와 KGM 브랜드를 출범하고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독일에서 현지 딜러들과 함께 컨퍼런스를 열고 액티언, 무쏘 EV,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제품을 소개했다. KGM은 현재 독일에서 102개 딜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독일에서 전년대비 판매량을 2배 이상 높인 5000대 판매를 목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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