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나원균 대표 지분 1.15%···내달 4.09%로 증가
나 대표 현안은 경영실적 개선···작년 66억원 영업손실
나 대표, 올해 ‘포노젠’ 등 신사업과 해외사업 주력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동성제약 사령탑을 맡은 오너 3세 나원균 대표가 향후 경영권을 방어할 지분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는 이양구 전 대표 누나인 이경희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 아들이다. 동성제약 창업주 고(故) 이선규 회장 외손자로 오너 3세다. 1986년생 나 대표는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근무를 거친 그는 2019년 동성제약 국제전략실에 입사했다. 지난해 4월 부사장 승진 후 10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가 동성제약 대표를 맡은 것은 입사 후 5년 근무기간 동안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달성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동성제약이 생산한 ‘제품’ 수출 실적이 2022년 65억원에서 2023년 152억원으로 증가했고 2024년 3분기 누적도 119억원을 기록했다”며 “나 대표가 해외사업에서 일정 성과를 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동성제약 지분구조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양구 전 대표 17.06%, 이경희 1.55%, 나 대표 1.15%, 이용훈 1.26%, 김주현 0.12%, 이용준 0.12% 순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21.26%로 집계되는데 다른 제약사에 비해서는 다소 적은 편이다. 특히 나 대표의 1.15% 지분은 취임 직후라고 해도 경영권을 행사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에 나 대표는 이 전 대표로부터 동성제약 일부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으로 파악된다.
실제 지난달 공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달 3일부터 3월 4일까지 동성제약 보통주 76만 6423주를 4600원에 장외매도한다. 거래금액은 35억원으로 동성제약 전체 주식의 2.94% 수준이다. 이 전 대표가 매도하는 주식은 나 대표가 장외매수한다. 이에 나 대표 보유 지분은 30만주(1.15%)에서 107만주(4.09%)가 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나 대표의 지분 매입이 일단 마무리되면 이 전 대표와 격차를 줄이고 실질적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나 대표가 지분율 확보에 이어 진행해야 할 현안은 경영실적 개선이다. 동성제약 매출은 2019년 865억원, 2020년 877억원, 2021년 844억원, 2022년 933억원, 2023년 886억원에 이어 지난해 884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 1000억원 고지에 앞서 수년간 800억원대와 900억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수익성도 문제다. 2018년부터 5년간 진행된 영업적자는 일단 2023년 벗어났지만 2024년 다시 –66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향후 나 대표가 우선 중점을 둘 분야는 신사업으로 분석된다. 동성제약의 신성장 동력 사업은 매년 40억원 비용을 지출하는 광역학 치료제 및 진단제 연구개발이 대표적이다. 광역학치료(PDT) 신약 ‘포노젠’은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동성제약은 지난달 미국에서 개최된 ‘포토닉스 웨스트 2025’에서 ‘광역학 진단-AI 유도 복강경 검사를 통한 복막암의 진단 정밀도 향상’ 제목으로 발표한 바 있다.
최근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한 동성제약은 조달자금 중 100억원 가량을 신사업과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혈당 상승 방지 특허 기술이 적용된 ‘당박사쌀’을 통해 당뇨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당박사쌀은 출시와 동시에 78억원 규모 수주 계약을 달성하며 사업성을 입증한 바 있다. 거래처를 늘리고 있는 회사는 올 하반기 신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시장도 주목된다. 동성제약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 및 일반의약품 수출을 늘리고 있다. 염색약 브랜드 ‘이지엔’과 ‘허브’는 글로벌 유통 채널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스킨케어 브랜드 ‘랑스’의 신규 론칭과 독일, 일본, 인도, 두바이 등 4개국 진출을 통해 매출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포노젠 임상은 추후 상황을 봐야 하지만 나 대표가 주력하는 해외사업은 비교적 확대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사실상 2025년이 취임 첫해이기 때문에 나 대표에게는 중요한 해”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동성제약 경영을 책임진 나 대표가 다음 달 경영권을 방어할 최소 지분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같은 지분을 토대로 그가 올해 어떤 실적을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