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규 사내·사외이사 3인 ‘반도체 전문가’ 내정
현대차, ICT·AI·금융 신사업 추진 적임자 선임
자사주 매입, 주가방어·주주가치 제고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경제계가 다음달 슈퍼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줄줄이 이사회를 열고 여러 안건을 결정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안건을 보면 올해 주총의 키워드는 신사업과 주주환원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불안한 대내외 정세에도 회사를 믿고 투자를 이어가는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주총회 개최사유신고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의 개최일은 3월 27~28일에 집중돼 있다. 예년처럼 다음달 마지막 주에 ‘슈퍼주총’이 열리는 셈이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사내·사외이사 신규 선임과 자사주 매입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된 인물은 전영현 DS(반도체) 부문장과 송재혁 DS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다. 사외이사로는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는 이혁재 서울대 교수가 내정됐다.

시장에선 신규 사내·사외이사 3인을 모두 반도체 전문가로 꾸리는 이유로 기존 사업에 대한 전문성 강화는 물론 인공지능(AI) 관련 신사업 추진을 위한 토대 마련으로 해석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위기 극복을 위해 기술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려 한다”며 “반도체 분야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신규 이사진의 임기 기간인 3년을 해당 분야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 사진=현대차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은 물론 진은숙 ICT(정보통신기술)담당 부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진 부사장은 NHN 총괄이사 출신으로 2021년 12월 현대차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진은숙 부사장의 사내이사 추천 배경에 대해 “ICT 산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을 축적한 인물”이라며 “현대차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김수이 전 CPPIB 글로벌 PE 대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자민 탄 전 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을 내정했다. 진 부사장과 함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과 AI, 금융 등의 신사업에 최적화된 인물이 이사회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시 불안에도 투자 기업을 지지·지탱해 준 주주를 위한 정책도 강화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사회에서 보통·우선주 3조원 어치를 5월 16일까지 매입하겠다고 결의했다. 이 중 5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에 활용하고, 나머지 2조5000억원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에 쓰인다.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책임경영 강화와 주가 부양의 대표적인 방식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경제계 바로미터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다른 기업집단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추진강화 의지와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증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 방어 및 주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