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불황 지속···지난해 영업손실 8948억
올해 재무건전성 확보 '올인'···파키스탄 법인 매각 조만간 결론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1조원 이상 축소해 집행하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8948억원으로 전년(3477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2022년, 2023년에 이어 3년째 연간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조4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순손실은 1조802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사업별로 보면 기초화학 부문의 적자가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8096억원으로 전년(5010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첨단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1879억원으로 전년(2348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연말 계절적 비수기와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에 따라 판매량이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정밀화학의 영업이익은 504억원으로 전년(1547억원) 대비 67.5% 줄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적자전환한 6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공급 과잉 및 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등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깊이와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원료가 및 운반비 부담의 감소와 환율 영향, 경기부양 정책 등 글로벌 수요 확대 요인에 점진적인 업황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방점을 찍고 비핵심 자산 전반에 걸쳐 자산 경량화를 적극 추진한다. 우선 올해 시설투자 금액은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줄인 1조4000억원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범용 사업을 줄이고 스페셜티(고부가 소재)를 강화하는 포트폴리오 전환도 빠르게 추진한다. 현재 기초화학 비중을 60%에서 오는 2030년까지 30%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파키스탄 법인 매각도 조만간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신규 투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내에서 투자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고 매각한 자금으로 재무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며 “올해 글로벌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점진적인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