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가까운 eVTOL 확보 난항
기체 확보, 조비 1300억 투자한 SKT 유일
투자 축소 분위기···올해 상용화 물 건너갈 듯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현대차를 비롯해 롯데, GS,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올해 목표로 삼았던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가 미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도 업체인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의 ‘S-4’B 기체를 확보한 ‘K-UAM 드림팀’을 제외하고는 기체 확보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43개 기업이 6개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K-UAM 그랜드 챌린지의 첫 에어택시 비행실증이 지난달 진행됐다.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는 K-UAM 드림팀이 실증에 나섰는데, 조비의 S-4 항공기가 활용됐다.
이번 시험 비행 때 쓰인 기체는 조비 에비에이션의 세 번째 시험 기체다. 해당 기체는 조종사 1명 포함 총 4명이 탈 수 있다. 최대 속력은 시속 322km, 항속 거리는 최대 161km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진행되는 1단계 실증에선 기체 안전성과 운항·교통관리 등 운용 능력 등을 측정한다.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기체로 1단계를 완수해야 한다.
다만 K-UAM 드림팀을 제외하곤 모두 시제기와 일반 헬리콥터로 실증을 진행하면서 이번 실증이 ‘앙꼬 빠진 찐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드림팀 컨소시엄을 제외하고는 기체 공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주로 참여한 ‘롯데팀’과 카카오모빌리티, LG유플러스, GS건설 등으로 구성된 ‘퓨처팀’은 기체를 구하지 못해 대역기로만 시범 운행을 진행했다. 가장 핵심인 eVTOL 개발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자체 기체를 개발해 1단계 실증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 역시 원천 기술이 없고, 미 FAA 인증을 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를 줄이거나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대우건설·제주항공 컨소시엄은 아얘 사업 참여를 철회했다. 지난해 조비에 약 1300억원을 투자했던 SKT 조차 1단계 실증만 하고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자 축소 분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차세대 교통 문화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은 올해 내 운행을 목표로 델타항공과 함께 공항 셔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는 두바이까지 사업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다른 미국 에어택시 제조업체 ‘아처 에비에이션’도 올해 상용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한다. 이 업체는 지난해 이미 400여회의 시험 비행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