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김유미 차장 퇴진, 현재 공석···일각은 공석 유지 예상, 승진 TO 위해 임명 주장도
우영택 조정관 9급서 국장 승진, 식품 업무에 강점···김성곤 국장 발탁 시 세대교체 전망
약사 출신 강석연 평가원장도 가능성 배제 못해···오유경 처장 의중에 처 직원들 관심 집중

그래픽=시사저널e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공석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에 우영택 기획조정관과 김성곤 식품안전정책국장 등 행정직 출신 고위직이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약무직 출신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도 거론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공석 유지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4일 식약처와 유관기관에 따르면 김유미 식약처 차장이 지난달 30일 퇴임식을 갖고 31일자로 물러났다. 일부 고위직은 김 차장 명예퇴직을 감지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알려지지 않아 퇴임식 당일 인지한 직원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김 전 차장이 지난해 말 명퇴하자 일부 직원들은 차장 자리가 당분간 공석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차장 후보들이 고사할 경우를 예상한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식약처 관계자 A씨는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이 될지도 불투명하고 조기 대선 가능성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직들이 차장 수용을 부담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과 협의를 거쳐 차장을 임명해야 고위직 승진 TO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오유경 식약처장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관가든 민간이든 승진 자리를 만드는 것이 책임자 역할인데 차장을 공석으로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고위직의 경우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명예퇴직을 결정하는 데 올해 초 퇴직 대상인 1966년생 모 국장이 지난해 퇴직했기 때문에 승진 TO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 직원들 설명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대통령 권한대행 결재를 받아 지난달 31일 곽순헌 건강정책과장의 건강정책국장 승진과 임혜성 사회서비스정책과장의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 승진을 발령 낸 것은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부이사관(3급)의 고위공무원단 승진 발령은 대통령이 직접 발령 낸다. 고위공무원 나급(구 2급)의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 승진도 동일하다. 식약처 차장은 고위공무원 가급이다. 

식약처 퇴직자 B씨는 “부이사관의 국장 승진이 발령 난 것은 고위공무원 나급의 가급 승진도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식약처 차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과 협의해 서둘러 차장 인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 C씨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르면 다음주 정부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필수 자리를 채워야 정부가 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차기 식약처 차장 후보로는 오 처장이 약사 출신인 점을 감안, 행정직 출신이 하마평에 오른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우영택 기획조정관과 김성곤 식품안전정책국장이다. 우선 1969년생 우영택 조정관은 9급 출신으로 고위직에 오른 관료다. 중대 대학원 의약식품학과를 졸업한 그는 식약처 운영지원과장과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마약정책과장, 소비자위해예방정책과장, 대변인, 식품소비안전국장,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을 역임했다. 

식약처 양대 축인 식품과 의약품 업무를 보면 우 조정관은 사무관 시절과 마약정책과장을 제외하곤 주로 식품 업무를 맡아왔다. 인사와 수사 업무도 진행한 그의 경력이 다양하다는 평가다. 식약처 퇴직자 D씨는 “요직을 섭렵한 관료는 식품이나 의약품이 위주였고 의료기기를 다룬 적은 있지만 인사나 수사 등 지원 업무 경험은 적은 편”이라며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던 우 조정관 경력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 E씨는 “그가 수입식품안전국장 재직 시절 현안이었던 오염수 방류에 따른 일본산 수산물 관리 정책을 원만하게 진행, 기획조정관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 국장은 1971년생으로 고대 정치외교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보건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45회 출신 그는 식약처 수입식품정책과장과 국무조정실 파견, 소비자위해예방정책과장,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장,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기획조정부장, 서울식약청장을 거쳤다. 김 국장은 국무조정실과 질병청 등 외부 기관에 파견돼 업무 폭을 넒힌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만약 그가 차장으로 임명된다면 1970년대생이 처음으로 고위공무원 가급에 발탁되는 사례가 된다. 

우 조정관과 김 국장은 의약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식품 업무를 주로 진행한 공통점이 있다. 약사 출신 오 처장을 보좌하는 차장에 식품 업무를 잘 아는 행정직이 유리한 상황이어서 두 명 관료 중 한 명이 임명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단,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차장 임명에 처장 의지가 적지 않게 반영되는 상황에서 두 능력 있는 관료 외에 다른 고위직이 인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도 제3 후보로 거론된다.

식약처 퇴직자 D씨는 “그동안 관행을 감안하면 우 조정관과 김 국장 중 한 명이 차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판단된다”며 “발령 시점은 유동적인데 고위직 승진자까지 감안하면 식약처가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