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처장 국장 3명 발령, 핵심은 강백원 마약안전기획관···약무직 인원 감소 결과
약무직 임명됐던 마약안전관에 행정직 발령 눈길···일각선 의약품 업무 경험 김현정 예상
향후 차장 내부 발탁 시 승진 TO 1명 예상···인선 내용 안갯속 분석, 오 처장 결정 주목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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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사에서 행정고시 출신 강백원 국장이 마약안전기획관에 임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이 약무직 출신 부이사관(3급) 승진이 불가능함에 따라 기존 행정직을 마약기획관에 발령낸 것으로 풀이한다.

18일 식약처에 따르면 오유경 처장은 본부 고위직 3명을 20일자로 발령내고 전날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 국방대학교에 교육 파견갔던 김용재 국장을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으로, 역시 교육 후 복귀한 김현정 국장을 식품소비안전국장에, 강백원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을 마약안전기획관에 임명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외부로 교육 파견 갔던 국장들 복귀를 주축으로 한 인사로 풀이된다. 

신임 김용재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은 식품직 출신이다. 1969년생인 그는 식약처 식중독예방과장과 식품안전관리과장, 국무조정실 파견, 식품안전정책과장,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식품소비안전국장을 역임했다. 신임 김현정 식품소비안전국장은 1976년생으로 행정고시 46회 출신이다. 이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그는 식약처 의료기기관리과장과 행정관리담당관, 의약품관리총괄과장, 처장 비서관, 식품안전정책과장, 기획재정담당관,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을 거쳤다. 

신임 강백원 마약안전기획관은 1973년생으로 행시 4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그는 식약처 영양정책과장과 기획재정담당관, 처장 비서관, 주미국 식약관, 축산물안전과장,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같은 내용의 국장 인사안이 16일 오후 인트라넷으로 공개되자 일부 식약처 직원들은 술렁이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주로 약무직 고참 부이사관이 고위직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임명됐던 마약안전기획관에 행정직 출신이 발령 받은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익명을 요청한 식약처 관계자 A씨는 “(인사안 내용이) 기습적”이라며 “당초 예상을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식약처 고위직에서 약무직 출신은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감소했다. 실제 이번 정기인사에서 약무직 출신 부이사관 승진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식약처 고위직은 통상 나이를 기준으로 명예퇴직을 결정하는데 지난해 말과 올해 초는 1966년생이 대상이었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고위직은 강윤숙 식품기준기획관이었는데 지난해 가을 명퇴했으며 후임에 박종석 기획관이 임명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부장을 제외하곤 사실상 승진 TO가 없는 상황에서 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 교육 파견이 확정되며 후임자에 관심이 쏠렸었다. 현실적으로 약무직 출신 부이사관 승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행정직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예고됐던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현정 국장을 마약안전기획관 후보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은 그동안 경력을 토대로 한 것이다. 실제 행시 출신 김 국장은 식품과 의약품, 의료기기 분야를 두루 섭렵한 경력을 갖고 있다. 2014년 5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의약품관리총괄과장으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 받았던 그는 김승희 식약처장 시절 비서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식약처 퇴직자 B씨는 “김 국장의 경우 식품 등 3개 분야 업무를 담당했던 관료여서 어느 자리에서든 능력을 발휘할 관료로 거론돼왔다”고 말했다. 식약처 퇴직자 C씨는 “과거에는 행정직 출신이 의약품 업무를 담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위직이나 부이사관급에서 의약품 업무를 많이 진행한 행정직 관료는 소수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강백원 기획관도 의약품 업무를 담당했지만 많은 경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의약품정책과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또한 마약안전기획관과 산하 과장은 행정직 출신이 발령받아 일한 사례도 확인된다. 우영택 기획조정관도 마약정책과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현재 식약처 이슈인 차장 인선은 안갯속 상황으로 분석된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후보자 대신 새로운 후보가 부상하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당초 예상대로 차장을 내부에서 발탁할 경우 승진 TO 1명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퇴직자 D씨는 “교수로 활동했던 오 처장이 취임 초기에는 인사에 능숙하지 못했는데 사실상 마지막 인사에서 묘수를 동원했다”며 “차기 차장으로 어떤 후보를 결정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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