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트럼프 시대 전기차 메이커에서 자율주행·휴머노이드로 도약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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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 주식은 이제 전국민의 재테크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정국 불안에 올해도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투자금을 미국으로 옮기는 투자이민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고 관심이 높은 미국 주식 종목들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이면서 지난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말 그대로 서학개미들의 가장 사랑하는 종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산업을 지키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제 단순한 전기차 메이커를 넘어 자율주행과 인간형 로봇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은 테슬라의 기술혁신에 가속도를 붙여줄 수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향후 트럼프 정부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매그니피센트7, 이른바 M7 가운데 테슬라가 트럼프 정부 출범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는 이유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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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본진' 테슬라, 올해도 고공행진?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245억2247만달러 어치 보유하고 있다. 원달러 1470원 기준 무려 36조원에 달한다. 금액 기준 서학개미들의 보관한 해외주식 1위 종목이다.

지난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역시 테슬라다. 지난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10억9265만달러(1조606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에게 높은 수익률도 안겨줬다. 지난해말 테슬라 주가는 403.84달러로 연초 대비 55.42달러 (62.56%) 급등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 테슬라 주가는 242달러 수준이었지만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는 자타가 공인하는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이다. 트럼프는 머스크에 정부효율위원회 수장 자리를 맡기기로 한 상태다. 정부효율위원회는 미국 연방정부 각 부처의 예산 낭비성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출을 삭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역할을 담당할 부서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르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작업 및 정책 결정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기업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전기차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타사 대비 전기차 경쟁력이 뛰어나기에 전기차 지원금 축소 혹은 폐지가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는 상반기에 저가형 전기차인 '모델Q’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델Q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으면 3만 달러 이하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더라도 모델Q 실구매가는 3만7499달러에 불과하다고 전해진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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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가 신성장 동력

트럼프 시대 출범 이후 테슬라는 단순 전기차 메이커를 넘어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으로 도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지지 배경에는 미국의 자율주행 관련 규제가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 교통당국은 자동차 제조사가 1년에 배치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 시범차량을 연간 2500대로 제한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에서는 이 같은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자율주행 지원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 V13를 출시했다.

테슬라는 FSD V13을 활용해 내년 중 자율주행 승차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 역시 “내년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중국에서도 시작될 전망이다. 중국은 로보택시 및 로보버스 시험을 진행하며 자율주행 기술 실험에 적극적인데 일론 머스크는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에서 완전 자율주행기능을 출시하기 위해 규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인 '메가팩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다. 테슬라가 미국 외 지역에 메가팩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은 최초다. 상하이 공장은 시험 생산을 시작했고 1분기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테슬라의 또 다른 기술혁신은 휴머노이드다. 테슬라는 2021년 8월 인간형 로봇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2022년 10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Optimus)'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2023년 3월에는 옵티머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했는데 계란을 집어 올려 조리 냄비에 놓는 등의 섬세한 작업을 시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통해 옵티머스들이 인간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등의 기술을 보여줬고 최근에는 인간처럼 비탈길을 넘어지지 않고 내려오는 영상도 공개했다.

테슬라는 올해 말까지 옵티머스 1000대를 자동차 생산라인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6월 휴머노이드를 테슬라 공장에 배치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내년부터는 타사에도 옵티머스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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