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전기차 판매량 부진···얼티엄셀즈 공장 두 곳 가동률 80%·40%
2026년 실적 반등 예상···르노·벤츠 등 완성차 업체 수주 계약 덕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4분기 역대급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분기 4400억원대 흑자를 냈던 배터리 업계 ‘맏형’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올해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전년 동기 (8조13억원) 대비 14.8% 감소한 6조8148억원으로 전망됐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수익성도 덩달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손실 1128억원을 내 전년 동기(영업이익 3382억원)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증권업계는 이를 밑도는 성적을 낼 것이란 보고서를 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영업적자는 2751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판매량 감소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높은 얼티엄셀즈 판매가 약 25% 감소했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가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고객사인 테슬라향 판매도 내년 1분기로 이연되면서 원통형 전지 판매도 전 분기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 두곳의 가동률이 감소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공장 가동률은 80%, 테네시 공장 가동률은 40%로 추정된다. 오하이오 공장은 2022년 8월, 테네시 공장은 올해 4월 본격적 가동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주에 건립 중이던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로 한 것도 GM의 전기차 생산량 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GM은 지난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에 발표한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업계는 얼티엄셀즈 2개 공장이 GM의 수요를 웃도는 배터리 생산 용량을 갖추면서 제3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오는 2026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르노·벤츠·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다양한 폼팩터 배터리 수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대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 공급까지 따내면서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납품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 연구원은 “중저가 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을 앞두고 2025년에는 대규모 수주 사이클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셀 업체를 비롯해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업체들은 캐즘이 가져온 ‘저수익성 구간’에서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차증권은 양극재 제조업체인 포스코퓨처엠도 올해 4분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