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관통전극(TGV) 공정 및 싱귤레이션 기술 확보
HBM 등 반도체 스택 공정용 검사 장비 개발

최교원 에스에프에이 R&D1센터장이 10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테크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최교원 에스에프에이 R&D1센터장이 10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테크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에스에프에이(SFA)가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지목되는 유리 기판 기술을 고도화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적용 가능한 검사·계측 장비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검사·측정 장비의 경우 현재 반도체 거래선과 공동 평가 중이다. 회사는 2~3년 내 성과가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교원 에스에프에이 R&D1센터장은 10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테크 세미나에서 “내년 반도체 장비 시장을 보면 아직 웨이퍼 팹 장비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패키징 장비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성은 검사 장비와 첨단 패키징쪽 시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증가하는 것들은 웨이퍼 팹 장비보단 패키지, 검사장비 분야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계측 장비의 경우 반도체 쪽은 지금 고객사와 공동 평가 진행 중이며, 이 개발이 완성돼서 고객 승인을 받는다면 2~3년 내로는 바로 사업화가 진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스에프에이는 반도체 공정에서 기존 실리콘, 유기 소재 기판을 대체할 것으로 지목되는 유리 기판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확보한 레이저 가공 기술을 토대로, 반도체로 사업을 확대한단 방침이다.

회사는 유리관통전극(TGV) 공정을 위한 가공 및 식각·측정 기술과 싱귤레이션(칩을 하나의 단위로 잘라내는 것) 기술을 확보했다. TGV는 유리기판을 수직으로 쌓을 때 구멍을 뚫어 전극 통로를 형성하는 공정으로, 에스에프에이는 유리 소재를 레이저로 정밀하게 뚫을 수 있는 드릴링 공정 기술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 센터장은 “유리를 자르는 기술이 없다 보니 지금은 휠로 잘라서 깨뜨린 다음 돌로 가는 ‘엣지 그라인딩’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러면 수율에 여러 가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반 유리 코어 패키지는 일반 휠로 못 자르고 레이저로 잘라야 한다. 플라스틱과 유기 소재의 패키지도 최근엔 레이저로 싱귤레이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기판 안에 집어넣으려면 우물도 파야 하는데 아주 미세한 어블레이션(레이저로 표면 특정 영역에 있는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레이저 기반 기술로 유리에 수십마이크로미터짜리 홈을 내 여기에 맞출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이외에도 레이저를 이용해 유리 구조를 바꾸는 기술, 화학적 방식의 식각 공정 기술 등도 확보했다. 화학적 방식의 식각 공정을 활용하면 유리를 자를 때 발생하는 크랙(금이 감)을 최소화해 수율을 향상할 수 있단 설명이다.

최 센터장은 “지난 2013년도부터 꾸준히 레이저 장비에 대한 실적이 있었다. 디스플레이 쪽에서 6세대 유리 기판에 미세 드릴링 하는 장비도 납품했고 마이크로 LED에서 필름 커팅이나 유리 커팅 기술에 대한 실적도 있다”며 “2년 전 유리 코어 패키지 선두업체와 개발까지 다 했는데, 앞으로 유리 패키지에서도 고정세화가 진행되면 반드시 이러한 공법을 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이외에도 배선 공정에서 주로 쓰이는 와이어 본딩을 대체하기 위해 3D 패키징 배선이 가능한 설비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에 대해 비접촉 방식으로 인쇄해 접촉식에서 발생하는 영향을 방지하고, 인쇄 가능 면적에 따라 고속 및 대량, 고정밀 인쇄가 가능한 설비라고 설명했다. 내년 선행 장비를 개발하고 2026년 양산 설비 평가를 진행한단 계획이다.

HBM 등 반도체 스택 공정에서 칩 구조를 간소화하기 위한 검사 장비 개발에도 매진 한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만든 고성능 반도체로, 단수가 높아짐에 따라 칩을 간소화하는 기술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최 센터장은 “최근 HBM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가면서 앞으로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가면 현미경으로도 결함을 볼 수 없는 수준까지 미세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고객사의 니즈가 있었고, 우리는 CT 장비의 속도를 줄여서 인라인을 진행했던 전 세계 유일한 업체로, 이를 고속화한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300mm 웨이퍼, 유리까지 들어갈 수 있는 시연용 장비를 만들어놨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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